서울의 한 주상복합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했으나 현장에 있던 퇴직 소방관이 초기 진화에 나서 추가 피해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시쯤 양천구 한 주상복합 건물 지하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자칫 인근 차량으로 번져 대형 화재가 날 수도 있는 상황. 다행히 해당 건물의 소방안전 관리 업무를 맡고 있던 정창하씨가 이를 목격, 신속 대응에 나섰다.
2023년 서울 강서소방서에서 퇴직한 35년 경력의 베테랑 소방관인 정씨는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화재를 확인했다.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현장으로 이동해 소화기로 초기 진화를 시도했다. 분말 소화기 2개를 분사했으나 불이 꺼지지 않자 인근에 있던 옥내 소화전을 활용해 재차 진화에 나섰다. 다행히 불길이 잡히면서 대형 화재로 번지는 걸 막을 수 있었다.
정씨는 “소방관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임을 다하고 소방안전 관리 업무로 제2의 인생을 이어 가던 중 몸으로 익힌 화재진압 기술로 초기 진화에 성공했다”며 “전직 소방관으로서의 마지막 남은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권혁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시민분들께서도 나와 내 이웃의 안전을 지킨다는 마음으로 소화기, 옥내소화전 등의 사용법을 숙지해 주시고, 자체 소방 훈련에도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