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과 미용 기기 등을 파는 에이피알(APR) 임원진이 스톡 옵션(주식 매수 선택권)을 행사해 올해 상반기 170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재훈 에이피알 전무와 이민경 전무는 올해 상반기 각각 172억7800만원, 171억3500만원을 받았다. 이는 같은 기간 주요 그룹 총수 중 보수가 가장 많은 박정원 두산 그룹 회장(163억원)보다 많다.
다만 이는 최근 에이피알 주가가 급등한 덕분이다. 정 전무와 이 전무가 회사에서 받는 급여나 상여금은 4억원 수준이다. 창업자인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급여로 10억원을 받았다.
에이피알은 지난 6일 장중 52주 신고가인 22만원을 기록해 시가 총액이 8조1600억원까지 치솟았다. 화장품 업계 시총 1위 아모레퍼시픽(7조5300억원)을 제친 것이다. 이날 종가 기준 시총은 7조9322억원이다. 같은 날 LG생활건강 시총은 4조6386억원이다.
에이피알 주가가 급등한 것은 실적이 예상을 훌쩍 웃돌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올해 2분기(4~6월) 연결 기준 매출액이 3277억원을, 영업이익이 84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202%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5.8%에 이른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737억원, LG생건은 548억원이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