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러 단결 힘 무궁”…한·미 언급 없어

입력 2025-08-15 07:47 수정 2025-08-15 09:4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3년 9월 13일(현지시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찾아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국해방의 날’로 부르는 광복 80주년 경축행사 연설에서 러시아와의 밀착을 재차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숭고한 이념과 진정한 우의로 맺어지고 혁명을 피로써 지원하는 역사와 전통을 주추로 하고있는 조로(북·러) 단결 힘은 무궁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하거나 우리 정부를 겨냥한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2일 전화 통화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15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 개선문광장에서 열린 ‘조국해방 80돌 경축대회’에 참석해 이 같이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광복절 계기로 공개 연설을 한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오늘 조로 친선관계는 역사에 전무한 동맹관계로 발전되고 있으며 신나치즘의 부활을 저지시키고 주권과 안전,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공동의 투쟁 속에서 공고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두 나라는 언제 어느 때나 역사의 옳은 편에 서 있었으며 오늘도 패권을 반대하고 공평과 정의를 요구하는 인류의 지향과 요구를 견결한 투쟁으로써 대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선과 로씨야(러시아)는 지금 나라 존엄과 주권,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투쟁의 한 전호에서 또다시 정의의 역사를 창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국제무대에서는 주권국가들의 권리와 이익을 침탈하는 제국주의자들의 극단적인 만용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미국 등 서방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행사에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초청으로 방북한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 대표단과 안드레이 말리쉐프 러시아 문화성 차관 등이 참석했다.

볼로딘 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을 북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독했다. 이어진 경축공연 마지막도 러시아 국가가 장식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조국해방 80주년을 기념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또 독립운동가들이 묻힌 대성산 혁명열사릉을 찾아 오진우, 오백룡, 김일, 최춘국, 강건, 김책, 안길, 류경수, 최현, 림춘추 반신상에 헌화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