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하고 카드 냈더니… 특수안경으로 촬영해 도용

입력 2025-08-14 16:46 수정 2025-08-14 16:48

특수안경으로 손님들이 낸 신용카드를 촬영하고 이를 도용한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로 40대 A씨 등 5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2년 1월쯤 제주의 한 주유소에서 카메라가 탑재된 특수안경을 착용해 손님들이 건넨 신용카드를 찍어 도용한 혐의를 받는다.

30대 여성 2명이 주유소 2곳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며 신용카드를 촬영했고, A씨 등 나머지 3명은 이를 스마트폰 애플페이에 등록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사흘 동안 55회에 걸쳐 약 430만원을 편취했다. 피해자는 6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훔친 돈을 자신들의 온라인 게임 결제 등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범행 당시 애플페이 등록·사용 절차가 지금과 달리 비밀번호 입력 없이 카드번호만으로 가능한 허점을 노렸다. 모두 지인 사이로, 범행을 위해 주유소에 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이상한 곳에서 카드가 결제된다고 진정을 내자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과정에서 일부 피의자가 다른 사건으로 수감되고, 애플사의 회신이 지연되면서 검찰 송치가 늦어졌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