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 아닌 복음으로”… 이북도민 복음통일 기도회 열려

입력 2025-08-14 16:29 수정 2025-08-14 16:31

광복 80주년을 맞아 이북 출신과 탈북민 크리스천들이 분단의 현실을 뛰어넘는 통일을 꿈꾸며 기도의 손을 모았다.

이북기독인기도회(회장 지성호)는 14일 서울 종로구 이북5도청 평화강당에서 ‘이북도민 복음통일 기도회’(사진)를 개최했다. 기도회는 광복 8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민족 화합과 복음통일의 염원을 기원하며 이북도민과 탈북민 크리스천들에게 영적 위로와 희망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열렸다. 이날 탈북민을 비롯해 북한선교에 관심을 둔 성도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을 역임한 김순권 경천교회 원로목사는 ‘통일을 향하는 고향 그리움’(느 1:1~5)이란 제목의 설교에서 “무력으로 이룬 통일이 아니라 복음을 통한 평화 통일이 진정한 통일”이라며 “느헤미야가 고향 예루살렘을 그리워하며 금식 기도했던 것처럼 우리도 통일의 날을 사모하며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리에는 이북기독인기도회장 지성호 함경북도지사의 간증도 이어졌다. 지 도자시는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하나님께서 눈물의 기도를 들으시고 함께하셨다”고 고백했다.

지 도지사는 2006년 탈북해 자유를 얻기까지의 여정을 전하며, 북한의 참혹한 현실과 기적적인 생존 경험을 나눴다. 어린 시절 극심한 식량난 속에 가족과 이웃이 굶어 죽는 모습을 목격했고, 1996년에는 달리는 화물열차에서 석탄을 훔치다 추락해 왼쪽 팔과 다리를 잃었다.

마취제와 항생제도 없이 3시간 반 동안 수술을 받고도 살아남은 그는 이후 중국에서 교회를 만나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됐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살려주신 이유는 통일을 위해 쓰시기 위함”이라는 기도 서원을 세우고, 라오스·미얀마·태국을 거쳐 대한민국에 입국했다.

지 도지사는 “북한에는 여전히 신앙 때문에 감옥에 가고, 굶주림 속에 신음하는 동포들이 있다”며 “통일 이후 무너진 북한 교회를 다시 세우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주신 자리에서 호국의 서명자로 기도하며 함께하겠다”며 끝까지 통일과 복음사역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빌립 열방샘교회 목사는 복음통일을 위한 기도를 인도했다.

글·사진=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