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SRF 악취에 시민 몸살…강기정 시장 “가동 중지 검토”

입력 2025-08-14 15:02 수정 2025-08-14 16:01
14일 오전 광주 남구 양과동 광역위생 매립장 내 가연성폐기물 연료화시설(SRF)에서 열린 '악취 해결을 위한 간담회'에서 주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수년간 악취 민원이 쏟아진 광주광역시 남구 양과동 가연성폐기물 연료화시설(SRF) 간담회에서 주민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이에 대해 강기정 광주시장은 “가동 중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4일 오전 광주 남구 양과동 SRF에서 열린 ‘악취 해결을 위한 주민 간담회’에서 SRF시설 인근 효천지구 주민들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간담회에는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김병내 남구청장, SRF 관계자, 인근 주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SRF시설 폐쇄하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가동 중지” 구호를 외친 주민들은 “악취 민원이 제기된 지 3년이 넘었다”며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광주시와 남구를 비판했다.

한 주민은 “극심한 악취로 밥을 먹는 것도 힘들다. 문을 열 수도 없는 지경이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강기정 광주시장은 당장 SRF 시설의 가동을 중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처분 권한을 가진 남구 역시 SRF 운영사인 포스코이앤씨에 경고 처분을 내리는 한편 악취가 줄어들지 않을 경우 9월 10일을 전후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광주시는 또 악취관리법에 따라 효천지구 일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민관 합동 TF를 구성하고 복합악취 성분 검사도 의뢰키로 했다.

하지만 뒤늦은 행정처분에 나선 지자체에 대해 주민들의 고성 항의가 이어졌고, 강 시장은 간담회를 마치기 전 간담회장을 스스로 빠져나왔다.

앞서 해당 SRF 시설에서는 올해 6월과 이달 초 네차례에 걸쳐 이뤄진 오염도 검사 결과 복합악취가 모두 법적 기준치를 초과한 수치가 측정돼 논란이 일었다. 남구는 측정 수치를 근거로 지난 12일 SRF 운영 업체를 고발하기도 했다.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은 “주민들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행정 절차를 통해 가동을 중단시키려고 한다. 강 시장과 지혜를 모아 어떻게든 해결하겠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