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재건을 노리며 10~30대 위주로 조직원을 새로 영입해 집단폭행 등 불법행위를 일삼은 ‘신남부동파’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조직폭력단체는 1980년대 서울 영등포구청 인근을 근거지로 하던 ‘남부동파’를 전신으로 한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폭력행위처벌법상 단체 등 구성·활동, 공동공갈 등 혐의를 받는 신남부동파 조직원과 추종 세력 3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부두목 A씨 등 9명은 구속 송치했다. 도주한 조직원 5명은 지명수배하고 베트남에 체류 중인 2명은 여권 무효화와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내렸다.
이들은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활동하며 지역 보도방(미등록 직업소개소) 업주 등에게 ‘보호비’를 명목으로 매달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씩 총 1억원 가량을 갈취하고 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신남부동파는 조직 내부 구성원들에게도 폭력과 갈취를 일삼았다.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야구방망이로 폭행하는 ‘줄빠따’를 하거나, 탈퇴한 조직원은 감금하고 집단폭행까지 일삼았다. 30대 이상의 조직원에게는 최대 100만원의 회비를 걷어 2억4000만원 상당의 자금도 모았다.
또한 이들은 ‘행동 강령’을 만들어 조직원을 강압적으로 관리했다. 휴대전화는 항상 켜두도록 했으며, 반경 50㎞ 이상 이동할 일이 있으면 일주일 전에 보고하도록 했다.
조직원 간 위계도 염격했다. 신규 조직원은 3개월간 합숙을 하며 ‘형님’을 만나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거나, ‘형님’의 옥중 편지를 받으면 ‘보내주신 서한을 두손 모아 감사히 받아 보았습니다’라고 답장하는 등의 처세 교육을 받았다.
부두목 A씨는 2007년 이 조직에 가입 후 적극적으로 신규 조직원을 영입했다. 조직 재건을 시도하며 노쇠한 명목상 두목을 제치고 실세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를 비롯한 조직원들은 지역 선후배에게 “싸움을 잘 하면 자격이 있다”며 조직 가입을 권유했다. 수감 중에는 교도소 내에서 신규 조직원을 물색해 영입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남부동파의 정식 조직원은 총 37명이다. 이 중 40%가 넘는 16명이 최근 5년새 새로 가입했다. 20대가 2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부분 무직·일용직이었다. 조폭 문화를 ‘형님 문화’, ‘멋과 의리’로 착각해 가입한 10대 고등학생 조직원도 구속됐다.
경찰은 신남부동파와 관련한 첩보를 입수한 뒤 작년 7월부터 올해 3월 사이 조직원들을 검거해 조직을 다시 와해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전담수사팀을 중심으로 폭력조직을 발본색원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