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는 한국 전통무예인 택견이 필리핀의 명문 대학교 정규 교과과정에 채택됐다고 14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필리핀 아테네오 데 마닐라 대학(Ateneo de Manila University) 체육학부는 지난 6일 택견(Taekkyeon)이라는 과목명을 사용한 첫 정규 수업을 시작했다.
59명의 대학생이 3개 반으로 나눠 수강하는 택견 과목은 한국 무예와 문화융합을 주제로 한 교양 체육 프로그램으로, 이론과 실기를 병행한다. 실기 수업은 한국택견협회 소속 유종수, 박종보 사범이 지도한다.
정규 교과과정 개설은 이 대학 교수인 라이언 크루즈 지알로그 한국택견협회 필리핀 지부장의 노력으로 성사됐다.
아테네오 데 마닐라 대학교는 필리핀 케손시티의 사립대학교다. 1859년 설립돼 166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필리핀 대학 내 4대 명문 중 하나다.
택견의 본고장인 충주시는 사단법인 한국택견협회와 손잡고 국내외 택견 보급에 힘을 쏟고 있다.
시는 지난해 9월 폴란드를 시작으로 포르투갈과 멕시코에 해외 택견전수관을 운영하고 있다. 인도와 필리핀에 택견전수관 건립도 추진 중이다.
택견은 유연하고 율동적 동작이 특징이고 상대를 발로 차거나 넘기는 기술을 사용하는 전통 무예다. 1983년 한국 최초로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제76호)로 지정됐고 2011년 세계 무예 중 처음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충주는 택견 인간문화재 고(故) 신한승 선생이 1970년대부터 택견전수관을 세워 택견을 전수한 곳이다.
문대식 한국택견협회 총재는 “필리핀 명문대학에서 정규 과목으로 채택된 것은 택견의 세계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여러 국가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필리핀의 다른 대학에서도 택견 과목이 신설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충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