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휴전 없으면 심각한 후과”…푸틴 회담 ‘노딜’ 우려 확산에 경고

입력 2025-08-14 07:1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있는 케네디센터에서 '케네디센터 아너스'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휴전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매우 심각한 후과(severe consequences)”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15일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노딜’이나 푸틴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경고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케네디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 질문에 이같이 답한 뒤 후과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질의에는 “말할 필요가 없다”며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어진 질의에서 “첫 회담이 괜찮게 진행되면 우리는 서둘러 두 번째 회담을 할 것”이라며 “거의 바로 하면 좋겠다.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그리고 그들이 원한다면 나까지 하는 두 번째 회담을 서둘러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푸틴과의 회담에 대해 “두 번째 회담을 위해 ‘상을 차리는 것(setting the table)’”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두 번째 회담이 없을 수도 있다. 우리가 들어야 하는 답변을 듣지 못해서 두 번째 회담을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할 경우 우리는 두 번째 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회담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트렸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매우 불공정한 언론이 푸틴과의 회담에 대해 작업하고 있다”며 “내가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를 얻어도 가짜뉴스는 내가 나쁜 협상을 했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고된 패배자들과 회담이 미국 땅에서 열리는 데도 ‘푸틴이 이미 이겼다’라고 말하는 존 볼턴(트럼프 1기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바보들을 계속 인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날 오전 유럽 주요국 정상 및 젤렌스키 대통령과 화상회의를 한 데 대해 “매우 좋은 통화였다”며 “10점 만점이다. 매우 친근했다”고 평가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주선한 화상회의에서 유럽 정상들은 후속 평화협상에는 우크라이나가 참여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유럽정상들은 즉각적 휴전이 영토 협상보다 먼저 논의돼야 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도 확보돼야 한다고 요구하는 등 5대 원을 전달했다. 메르츠 총리는 “변화의 희망, 우크라이나의 평화의 희망이 있”며 “알래스카에서 중요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젤렌스키는 “즉각 휴전이 회담 핵심 주제이길 바란다”며 “러시아가 휴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제재를 유지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에마뉘엘 마크롱 총리도 기자들을 만나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오직 우크라이나 대통령만이 협상할 수 있다”며 “모든 영토 양보는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안전 보장과 반드시 연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은 후속 3자 협상은 모든 당사국이 수용할 수 있는 중립적인 유럽 국가에서 개최되길 바란다고 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