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늑대’ 韓농구, 제공권 지켜야 중국 만리장성 넘는다

입력 2025-08-13 15:37
한국 농구 대표팀의 센터 하윤기가 12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괌과의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 결정전에서 덩크슛을 하고 있다. FIBA 제공

황금세대를 맞은 한국 농구 대표팀이 8년 만에 아시아컵 4강 복귀에 도전한다. 8강전 상대는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만리장성’ 중국이다. 높이 싸움을 이겨내야 또 한 번의 기적을 쓸 수 있다.

한국은 1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에서 중국과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전을 치른다. FIBA 랭킹 53위의 한국은 12일 8강 결정전에서 괌을 33점 차로 완파하고 토너먼트에 올랐다. 3위에 올랐던 2017년 대회 이후 처음으로 4강 재진입을 노린다. 조별리그 3연승을 거둔 중국(30위)은 C조 1위로 8강에 직행했다.

쉽지 않은 싸움이다. 중국은 아시아컵 최다 우승(16회)팀이다. 한국은 중국과의 상대 전적에서 15전 5승 10패(FIBA 주관 대회 기준)로 열세다. 높이도 밀린다. 중국은 후진추(210㎝), 위자하오(221㎝) 등 2m대 선수가 12인 로스터의 절반인 6명에 달한다.

안준호 감독은 “중국은 장신, 우리는 단신 팀이다. 우리 특유의 컬러로 가겠지만 제공권이 가장 중요하다”며 “선수들은 응집력, 조직력, 집중력, 패기로 똘똘 뭉쳐 있다. 피에 굶주린 늑대 군단처럼 그 굶주림을 해소하기 위해 반드시 만리장성을 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조직적 압박 수비, 외곽포 등 가진 무기를 총동원해야 한다. 수비 스페셜리스트로 활약 중인 가드 정성우(한국가스공사), 포워드 문정현(KT) 등에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하윤기(KT), 김종규(정관장), 이승현(현대모비스) 등 빅맨들이 리바운드 경합에서 크게 밀리지 않아야 승산이 있다. ‘조선의 신형 슈터’ 유기상(LG)의 3점슛도 터져줘야 한다. 평균 16점을 책임지던 이정현(소노)이 부상으로 조기 귀국한 건 악재다.

하윤기는 “중국과의 8강전은 매우 중요한 경기다. 팀원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고 철저히 분석해 넘어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정현은 “중국은 우리보다 신장이 크고 터프한 선수가 많지만 우리도 팀 컬러가 있다. 압박 수비를 펼치겠다”며 “미스 매치 상황에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적극적인 손질과 박스아웃 등 임무를 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해외파 장신 포워드 이현중(나가사키)과 여준석(시애틀대·이상 202㎝)의 동반 출전은 기대 요소다. 무릎을 다쳐 조별리그 한 경기를 건너뛴 여준석은 8강 결정전에서 10분간 9점 4리바운드를 올렸다. 안 감독은 “몸 상태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