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김건희 여사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관련 여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오는 18일 고가의 금품을 수수하고 정치권 로비를 시도한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소환할 방침이다.
김 여사는 13일 오전 서울남부구치소 일반수용실에 입소했다. 역대 영부인 중 처음으로, 수용 번호는 4398번이다. 김 여사는 전직 대통령 부인이라는 신분과 구치소 내 사고 등 우려로 독방에 배정됐다.
구치소 측은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후 김 여사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했다. 이후 김 여사는 여성 미결수 하복인 연녹색 수의를 착용했다. 머그샷을 촬영한 뒤 내의, 수건, 칫솔, 식판, 플라스틱 수저를 받아 수용실로 이동했다.
김 여사가 사용하는 독방은 약 6.56㎡(1.9평) 규모다. 접이식 매트리스와 담요, 관물대, TV, 책상 겸 밥상, 세면대, 변기 등이 있다.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공하고는 하루 1시간 이내로 운동을 할 수 있고, 목욕은 공동 목욕탕에서 하지만 다른 수용자와 이용 시간이 겹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식사 메뉴는 다른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하루 세끼 1식 3찬이 제공된다. 점심으로는 돼지고기 김치찌개와 만두 강정, 호박 새우젓 볶음, 총각김치가 제공됐다. 아침으로는 식빵과 딸기잼, 우유와 후랑크소시지, 샐러드가 나왔다. 저녁은 비빔 나물과 계란후라이, 열무김치, 오이 냉국이다.
다만 김 여사는 식사를 하지 못 하고 있다고 한다. 김 여사 측은 “김 여사가 독방에서 식사를 거부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 여사의 몸이 많이 편찮아서 식사가 안 넘어가는 현상이 실제로 있고 식이 자체가 잘 안되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냈다.
변호사 접견은 일과 시간 중 수시로 할 수 있다. 대통령 경호처의 경호·경비는 전면 중단됐다.
김 여사 신병이 확보되면서 특검팀 수사에도 속도가 붙었다. 특검팀은 오는 1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전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전씨는 2022년 4~8월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의 금품을 받아 김 여사에게 청탁을 시도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6000만원대 그라프사 목걸이, 샤넬백 가방 2개, 천수삼 농축차 등을 통일교 측으로부터 수수한 뒤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하려 한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전씨는 2022년 6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계 관계자들로부터 기도비 명목으로 돈을 받고 친윤계 의원들에게 공천 청탁을 시도한 의혹도 받는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수사관을 보내 전씨 청탁 의혹과 관련한 전산 자료를 확보 중이다.
특검팀은 또 오는 14일 오전 10시 김 여사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김 여사 측은 출석 요구에 응할 예정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