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인구가 늘면서 러닝화 시장에서 일부 최상위급 모델만 품귀 현상을 빚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발매 직후에는 품절과 리셀(resell·되팔기) 거래가 이어지며 웃돈이 붙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13일 오전 10시 아식스 공식 홈페이지는 동시 접속자 급증으로 일시적으로 웹사이트가 마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은 아식스의 간판 러닝화 ‘노바블라스트 5’의 추가 색상이 발매되는 날이었다. 아식스 공식 홈페이지에는 “현재 동시접속 이용자 증가로 인해 홈페이지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는 문구가 떴다. 해당 웹사이트엔 한때 대기자 수가 3만2000명이 넘어 접속까지 3시간이 걸린다는 안내도 이어졌다.
이 같은 러닝화 ‘오픈런’ 현상은 최근 들어 반복되고 있다. 품귀 양상을 보이는 대표 모델은 아식스 최상급 레이싱화 ‘메타스피드’ 시리즈와 아디다스 최상위 라인 ‘아디오스 프로’ 등이다. 유명 러닝 유튜브·SNS를 통한 이른바 ‘교본화’ 추천이 구매 심리를 강하게 자극하면서 특정 모델로 수요가 집중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경기용 레이싱화를 넘어 ‘슈퍼트레이너’로 불리는 최고급 훈련화로도 과열 현상이 번지고 있다. 과거 나이키 ‘알파플라이’ 등 최신 레이싱화 출시 때나 보이던 패턴이 평범한 조깅·인터벌 등에 활용하는 훈련화까지 번지고 있다는 뜻이다. 대표적으로 ‘슈퍼블라스트 2’ ‘EVO SL’ 등의 모델이 최근 유사한 품귀 사태를 겪었다.
수십만원의 웃돈을 끼워 ‘리셀 장사’를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전날 공식 발매된 ‘아식스 메타스피드 레이 도쿄’의 판매가격은 43만9000원이지만, 발매 하루 만에 리셀 플랫폼 크림(KREAM)에서 51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발매 당일에는 한때 최대 60만원까지 가격이 형성됐다. 아식스의 ‘슈퍼블라스트 2 화이트 쿨 그레이’ 역시 24만9000원에 발매됐지만, 최근 크림 거래가는 37만7000원에 달한다. 해당 러닝화는 한때 크림에서 47만원에도 거래됐다.
6년차 러닝 동호인인 직장인 이모(34)씨는 “최근에는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는 모델이 나오면 ‘꼭 이 신발을 신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생겼다”며 “95점짜리 신발은 여전히 정상가나 할인가에 판매되는데, 99점짜리 평가를 받는 신발은 웃돈을 주고라도 사는 사람들이 많다. 1%의 성능 차이를 위해 수십만원을 더 쓰는 분위기가 아쉽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