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AI 돌봄로봇 꿈돌이’, 위기상황 노인 구했다

입력 2025-08-13 14:17
대전의 'AI 돌봄로봇 꿈돌이'. 대전시 제공

대전의 ‘인공지능(AI) 돌봄로봇 꿈돌이’가 새벽 시간 70대 여성의 위기 신호를 포착해 무사히 구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2시쯤 70대 A씨가 돌봄로봇과 대화를 나누다 “죽고 싶다” “살려줘” 등의 위험 발언을 반복했다.

돌봄로봇 꿈돌이에 탑재된 위기 감지 알고리즘은 A씨와의 대화에서 나온 위험·부정 단어를 실시간으로 감지한 뒤 관제센터에 경보를 전송했다. 경보를 접수한 관제센터는 즉시 경찰에 위치 정보와 상황을 전달했고 안내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긴급 출동했다.

확인 결과 A씨는 조울증 등으로 인한 자살 충동이 잦아 병원 치료가 시급한 상태였다. 그는 다음 날 오후 보호자 동의하에 입원 조치됐다.

A씨는 평소에도 돌봄로봇 꿈돌이에게 노래를 부탁하거나 함께 춤을 추며 정서적으로 교감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보호자는 “꿈돌이 로봇이 할머니 곁에 있어 줘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1월부터 ‘대전형 지역사회통합돌봄사업’을 통해 5개 자치구별 200대씩 총 1000대의 AI 돌봄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이 로봇은 말벗이나 생활 알림, 건강 모니터링뿐 아니라 자살·우울증 등 위기 징후를 조기에 감지해 관계기관과 보호자에게 자동 통보하는 기능을 갖췄다.

이와 함께 시는 독거·건강취약 노인들을 대상으로 AI 스피커와 전화 안부 확인 서비스, 돌봄플러그 사업 등 스마트 돌봄 서비스를 병행하고 있다.

김종민 대전시 복지국장은 “첨단기술이 단순하게 안부를 묻는 것을 넘어 실제로 생명을 지키는 단계까지 발전했다”며 “앞으로도 더 정밀하고 사람 중심적인 스마트 돌봄 체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