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계자 “합참, 김용현의 ‘북한 원점타격’ 지시에 반대했다”

입력 2025-08-13 14:14
김명수 합참의장(오른쪽)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을지연습 준비보고회의에서 고창준 육군참모총장 직무대리와 대화하고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오물풍선에 대응하기 위해 원점 타격을 지시하자 합동참모본부가 김명수 의장 주도하에 반대했다는 군 내부 주장이 제기됐다. 김 전 장관이 합참 수장인 김 의장을 ‘패싱’하고 타격 지시를 내리자 합참은 ‘반기’를 들었고, 결과적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관련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18일 김 전 장관이 취임 후 오물풍선 대응과 관련해 이승오 합참작전본부장에게 원점 타격을 지시하면서 김 의장에게 보고하지 말라고 주문했다”고 13일 밝혔다. 합참의장은 군사작전을 지휘·감독하는 최고 책임자이기 때문에 그를 건너뛰고 군사 대응을 지시한 것은 군 체계상 허용되지 않는 행위다. 이 관계자는 “이 본부장이 김 전 장관에게 반대 의사를 밝혔으나 김 전 장관은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또 “이 본부장은 이 사실을 보고 받은 김 의장도 (원점 타격을) 우려하면서 반대했다”며 “11월 22일 김 의장이 김 전 장관을 찾아가 원점 타격 계획에 반대하자 김 전 장관이 화를 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본인이 지시하면 북한 오물풍선 부양의 원점을 타격할 수 있는 간단한 계획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합참은 이를 막기 위해 시행 절차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국방부와 합참 외에 작전지휘관들이 논의에 참여하도록 하고, 유엔사 통보까지 거치도록 만든 것이다. 이후 합참은 이 계획을 김 전 장관에게 비대면 보고했으나 아무런 지침이 없었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합참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제외된 배경에는 이러한 갈등 상황이 작용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 관계자는 “계엄을 시행하면서 합참을 제외했다”며 “원점 타격 지시를 내리지 못하도록 저항하자 계엄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최근 이 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는 등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또 김 전 장관이 이 본부장에게 김 의장을 건너뛰고 원점 타격 지시 등을 명령했다는 합참 고위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