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고위공무원이 정부 서버를 이용해 비트코인 327개를 채굴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정부는 2021년 5월 전국적으로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했다. 1비트코인의 가격은 13일 오전 11시 기준 1억6400만원이다.
중국 경제매체 시나재경과 쓰촨모바일 등에 따르면 구이저우성의 징야핑 전 빅데이터관리발전국장이 재임 기간 정부 서버를 이용해 개인적으로 327개의 비트코인을 채굴한 사실이 드러났다. 12일 시세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327비트코인의 가치는 약 540억원이다.
징야핑은 최근 공산당에서 제명되고 공직에서 해임되는 ‘쌍개’ 처분을 받았다. 구이저우성 기율검사감독위원회는 지난 5일 징야핑이 공무 수행의 공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선물을 받고 본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타인에게 전가했으며 탐욕을 키워 권력과 돈을 주고받았다고 발표했다. 또 직위를 이용해 타인의 사업 수주 등에서 편의를 봐주고 거액의 대가를 불법적으로 받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구이저우성 감찰위원회는 징야핑을 공직에서 해임하고 불법 소득을 몰수하며 검찰에 이관해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징야핑은 지난해 10월 면직됐다. 구이저우성 기율검사감독위원회는 지난 2월 24일 징야핑이 심각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기율 심사 및 감독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4월에는 징야핑의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 자격을 박탈했다.
징야핑은 1964년생으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갖고 있다. 구이저우성의 여러 대학에서 교수로 일하다 2016년 구이저우성 빅데이터관리발전국 부국장, 2019년 구이저우과학원 원장을 거쳐 2021년 구이저우성 빅데이터관리발전국 국장으로 승진했다.
구이저우성은 중국에서 최초로 빅데이터관리발전국을 설립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해왔다.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가 47곳이고 연산능력은 중국 최고 수준이다.
시나재경은 “비트코인 채굴이 장기간 이뤄졌는데 어떻게 적발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며 “구이저우성의 빅데이터 시스템은 반부패 기능도 갖고 있는데 등장 아래가 어두웠다”고 꼬집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