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종교시민사회단체가 8·15광복 80주년을 앞두고 양국의 화해와 동아시아 평화를 구축하는 데 함께 힘을 모으기로 다짐했다.
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한일플랫폼)은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충목 한일플랫폼 공동대표는 인사말에서 “일제와 독재의 잔재, 분단 체제의 현존 등 온전히 이루지 못한 수많은 과제가 아직 남아 있다”며 “국가 주권을 온전히 실현해야만 한·일 간 온전한 화해를 이룰 수 있고,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도 이룰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일의 종교시민사회단체는 국민주권, 국가주권을 온전히 실현하면서 함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자 다짐한다”고 밝혔다.
일본 측 대표인 다카다 켄 한일플랫폼 공동대표도 “한일 국교 정상화 60년이라는 역사적 전환점에 맞아 한·일 민중이 손을 맞잡고, 동북아시아 민중의 연대와 평화 구축을 위해 함께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며 “한·일 시민의 연대야말로, 복잡하고 어려운 정세를 평화롭고 미래에 희망이 보이는 시대로 열어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신승민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장은 이어진 발언에서 “종교인의 가장 큰 역할은 갈라진 것을 잇는 화해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며 “화해의 기본적인 전제는 진정한 반성과 불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며, 화해와 치유의 사명은 사람과 사람의 연대로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일플랫폼은 이날 “역사의 과오를 직시하고, 화해의 길로 나아가자”며 “동아시아를 뒤덮는 전쟁과 패권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평화의 길로 나아가자”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한일플랫폼은 “우리는 한·일 양국과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구축하기 위해 모든 문제 해결의 근간에 보편적 가치인 인권 존중을 최우선으로 하는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믿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대규모 군비 확장보다 외교를 통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일본 평화헌법의 수호와 실현, 미·조 및 일·조 관계의 정상화, 동아시아 비핵지대화와 핵 없는 세계 실현을 재차 요구했다.
한일플랫폼은 일본 정부에 “일본 제국주의의 한반도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한 역사적 판결을 이행하는 것은 피해자의 인권과 명예, 존엄을 회복하고 식민주의 극복과 화해를 위한 중요한 과정이다”며 “역사 문제에 성실히 마주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한일 간의 화해 모델을 구축한다면, 이는 세계의 분쟁지역에 중요한 교훈이자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또 한·일 양국에 “군사동맹과 군비 확장에 의존하는 대립의 길이 아니라, 적대적이고 위협적인 군사훈련의 중단, 외교를 통한 관계 정상화, 화해·협력과 상호 이익에 기반을 둔 평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일플랫폼은 2020년 7월 발족한 한·일 최대 규모의 종교시민사회 연대체이다. 한·일 양국의 주요 시민단체와 종단이 핵심 구성원으로 구성됐다. 동아시아 평화와 비핵화, 역사 정의 실현을 위해 매년 ‘8·15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