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코로나19 감염증이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이 도내 4개 협력병원 환자의 검체를 분석해 질병관리청 국가호흡기감시망(K-RISS)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5주간 제주지역 코로나19 감염증 검출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7월 둘째 주 8%에서 같은 달 넷째 주 40%로 늘었고, 8월 첫째 주에는 50%까지 증가했다. 비슷한 기간 전국 평균 13~22.5%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연령별로는 중장년과 고령층에서 높은 검출률을 보였다. 8월 첫째 주 기준 13~18세 8.3%, 19~49세 16.7%, 50~64세 50.0%, 65세 이상 25.0%로, 50세 이상이 전체 환자의 75%를 차지했다.
제주의 재확산 징후는 도내 하수처리장 유입수 분석에서도 나타났다. 6월 넷째 주부터 바이러스 농도가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해 7월 넷째 주부터 실제 환자 발생 증가로 이어졌다.
제주에서는 신규 변이 NB.1.8.1이 우세종으로 자리잡았다. NB.1.8.1은 올해 1월 영국에서 첫 보고돼 세계보건기구가 ‘감시대상 변이’로 지정했다. 기존 변이보다 면역 회피 능력이 소폭 향상돼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이다.
제주에서는 3월까지 검출되지 않다가 4월 100%, 5월 75%, 6월 100%로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NB.1.8.1 변이의 국내 검출률은 9.9%, 31.4%, 71.8%였다.
NB.1.8.1 변이는 인후통·피로감·발열·가벼운 기침 등의 경미한 증상을 보이며, 중증도는 낮은 편이다.
최근까지 제주에서는 기존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한 XEC 변이와 LP.8.1 변이가 유행했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실내 에어컨 사용에 따른 환기 부족과 여름 휴가철 접촉 증가가 재확산 요인으로 보고 있다.
연구원 관계자는 “실내 환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증상 발생 시 신속하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5월 1일자로 코로나19 양성자 감시체계를 종료하고, 현재는 표본감시체계로 전환해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환자 발생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이날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이 발표한 검사 결과는 그와 별개로, 질병관리청이 국내에서 유행하는 호흡기 감염병의 발생 추이 등을 파악하기 위해 운영하는 국가호흡기감시망 통계다. 전국 보건환경연구원이 지정 의료기관에서 유증상자 검체를 수집해 RNA 추출 및 유전자 증폭(PCR) 검사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