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갈림길 선 김건희 여사…오늘 ‘운명의 날’

입력 2025-08-12 06:28 수정 2025-08-12 09:56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각종 의혹으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갈림길에 섰다.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여러 혐의가 소명되는지가 김 여사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에 의해 증거인멸 염려를 이유로 석방 후 넉 달 만에 다시 구속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수감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10분 김 여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돈을 대는 ‘전주’로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사건으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의 유죄 판결이 확정됐으며, 법원은 김 여사 계좌 3개와 모친 최은순씨 계좌 1개가 시세조종에 동원됐다고 봤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는 2022년 재보궐선거와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을 부정하게 청탁받은 혐의도 받는다.

특검팀이 지난 7일 청구한 구속영장엔 자본시장법 위반과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적시됐다. 각각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씨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과 관련된 혐의다.

특검팀은 심사에서 김 여사가 지난 6일 대면조사 당시 모든 혐의를 부인한 만큼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다는 데 방점을 두고 구속 필요성을 강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전날 법원에 800쪽 넘는 구속 의견서를 제출하며 증거인멸 등을 이유로 김 여사의 구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 여사 측은 특검 소환조사에 성실히 응했으며 혐의가 소명되지 않았다는 점, 도주할 이유가 없다는 점,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강조하며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구속 여부는 12일 오후 늦게나 이튿날 새벽쯤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여사가 구속되면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양평공흥지구 개발특혜 의혹, 여러 기업에서 투자금 184억원을 끌어모은 ‘집사 게이트’ 의혹 등 다른 수사도 탄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기각될 경우 수사 상황 전반을 재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의혹에 연루된 공범이나 조력자들이 입을 닫으면서 수사 동력이 약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특검팀은 보강 수사를 거쳐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이 크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