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프리미어리거 20년 계보 끊기나

입력 2025-08-11 17:15 수정 2025-08-11 17:17
울버햄프턴의 황희찬. 로이터연합뉴스

20년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한국인 선수 계보가 끊길 위기에 놓였다.

새 시즌 개막을 앞둔 EPL 구단과 계약한 한국인 선수는 11일 기준 총 5명이다. 국가대표 공격수인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에서 5번째 EPL 시즌을 앞두고 있다. 김지수(21·브렌트포드)와 양민혁(19·토트넘 홋스퍼), 윤도영(19·브라이턴), 박승수(18·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젊은 유망주들도 있다.

숫자는 많지만 자칫하면 올 시즌 EPL에서 뛰는 한국 선수를 찾아볼 수 없을 상황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난 상황에서 최근 황희찬마저 이적설이 흘러나오고 있어서다. 현재 황희찬은 유일한 EPL 1군 멤버다. 최근 2 그인 버밍엄시티에서 황희찬 영입을 노리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고 있다.

2021년 EPL에 입성한 황희찬은 2023~2024 시즌 팀 내 최다골인 13골을 몰아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덕분에 팀 내 최고 대우를 보장받으며 2028년까지 재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잦은 부상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25경기 출전해 2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조차 “주전 보장은 없다. 떠나고 싶다면 대화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다른 유망주들도 출전 기회를 찾아 임대를 떠났다. 양민혁은 지난 시즌 2부 리그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 임대에 이어 올 시즌도 포츠머스에서 또 한 번 임대 생활을 하게 됐다. 윤도영도 새 팀에 합류하기도 전 엑셀시오르(네덜란드)로 임대를 떠났다. 김지수는 EPL 데뷔에 성공했지만 출전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하자 카이저슬라우테른(독일)로 임대 이적했다.

박승수가 마지막 희망이다. 애초 U-21 팀에 합류할 예정이던 박승수는 프리시즌에서 자신 있는 플레이로 눈도장을 찍으며 1군 잔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9일 홈에서 열린 에스파뇰과의 프리시즌 경기에 선발 출전해 63분간 뛰었다.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가장 돋보였던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명맥이 끊기는 건 무려 20년 만이다.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박지성을 시작으로 이영표, 설기현, 이청용, 기성용 등 한국 선수들이 꾸준히 EPL 무대를 누볐다. 손흥민은 2015년 레버쿠젠(독일)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해 10년간 뛰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