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특정 AI 반도체 수출하는 대가로 중국 매출의 15%를 미 정부에 납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이틀 뒤인 8일 미 상무부는 엔비디아의 중국 판매용 칩 H20에 대한 수출 허가 발급을 시작했다. AMD의 MI308 칩도 허가 대상에 포함되며 두 회사는 중국 매출의 15%를 미 연방정부에 내기로 했다.
NYT는 미국 기업이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해 매출의 일부를 정부에 내기로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리서치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엔비디아 H20 칩의 중국 매출은 150억 달러(20조 8000억원), AMD 매출은 8억 달러(1조 1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며 이를 통해 미 정부는 20억 달러(2조 7800억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20칩의 중국 수출을 두고 미국 안보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수출된 칩이 중국 군대에 도움을 주고 미국 AI 분야의 우위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근무했던 중국 전문가 리자 토빈은 “중국은 미국 정부가 수출 허가를 수익원으로 전환하는 것을 보며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이라며 “다음에는 록히드 마틴이 중국에 F-35 전투기를 판매하는 것을 15% 수수료를 받고 허용해 줄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