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벽기도와 수요예배, 주일예배까지 목회자들은 일주일에만 10여 개의 설교를 준비해야 한다. 이처럼 과중한 설교 부담을 덜고 실제적인 준비 방법을 제시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11일 서울 성동구 강남중앙침례교회 왕십리 성전에서 월드사역연구소(소장 최병락 목사)가 ‘월드사역 설교세미나’를 열었다. ‘효과적인 설교준비와 전달방법’을 주제로 강사로 나선 최병락 목사는 준비과정 본문선정 설교프레임(틀) 예화 점검의 단계로 나눠 설명하며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제안했다.
최 목사가 첫 번째로 강조한 것은 설교자의 몸 만들기다. 그는 “목회자는 말씀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황금시간과 장소를 정해 방해요소를 줄여야 한다”며 “이는 목회자의 영적과 생활적 체질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그는 ‘나만의 설교틀’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예를 들어 본문 찾기와 성경 본문 설명, 유사한 내용의 다른 성경 본문 이야기, 청중 적용(나와 너의 이야기) 흐름이다. 이 같은 고정된 형식을 만들어 두면 매일 진행되는 새벽기도와 심방 등 바쁜 사역 일정 속에서 짧은 시간에 효과적인 설교준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원고 작성법에 대해서는 많이 쓴 뒤 줄이는 방식을 권하기도 했다. 최 목사는 “예배 사역 준비를 끝낸 뒤 다듬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 필요하다”며 “원고를 추가하는 것보다 줄이는 방식으로 원고를 수정하는 것이 본문에 더 깊이 익숙해질 수 있다”고 했다.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예배의 본질과 설교의 의미를 전했다. 김 목사는 “교회의 모든 사역은 예배 안에서 설명된다”며 “목회자는 먼저 자신의 목회철학을 바로 세우고, 이를 설교 안에 녹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배를 소통, 설교를 설득이라고 정의했다. 김 목사는 “설교자는 예배와 설교에 대해 각자의 정의를 세워야 한다”며 “내 경우 예배는 하나님과 소통이며 듣는 이들과의 소통이기에 예배의 대상, 설교의 길이나 유형, 옷차림까지 고려한다”고 했다. 이어 “설교는 목회자가 성도에게 그가 전한 말씀대로 살도록 만드는 설득”이라며 “말씀 본문을 미리 준비해 평신도 묵상팀과 설교 내용에 대해 나누며 피드백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했다.
세미나의 두 강연자가 공통으로 제시한 것은 독서습관과 글쓰기 훈련이다. 최 목사는 “다양한 책과 글쓰기 연습을 통해 사고의 확장이 이뤄진다”며 “이를 통해 얻는 자료를 공책에 모아 ‘설교 자료창고’를 만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설교자가 먼저 자신을 채워야 성도에게 나눌 수 있다”며 독서와 묵상의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진행된 행사는 목회 현장에서 설교의 본질, 준비 과정 등 사역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단을 초월해 200여명의 목회자가 참석했다.
강단에 선 설교자라면 신자의 성화를 이끌어내는 설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같은 날 설교자하우스(대표 정창균 교수)가 충남 천안 상록호텔리조트에서 연 ‘2025 여름캠프’에서다. ‘소통을 넘어 변화로 이끄는 설교’를 주제로 한 이번 세미나에는 9개 교단 70여명의 목회자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설교의 본질을 살피며 강단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할지 함께 고민했다.
합동신학대학원대 총장을 지낸 정창균 교수는 첫날 강연에서 청중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설교는 무용지물이고, 본문에 근거하지 않은 설교는 감언이설이라고 단언했다.
정 교수는 “설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청중의 변화, 즉 성화이다”며 “설교자인 내가 하고 싶은 말이나 청중인 교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고 싶어 하시는 말씀을 설교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무엇이 저들이 들어야 할 말인가에는 설교자의 깊은 영적 통찰이 필요하다”며 “어떻게 저들이 알아듣게 할 것인가에는 청중에 대한 깊은 애정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13일까지 이어지는 세미나에서는 박영선 남포교회 원로목사가 ‘성경을 이해하는 관점’을 주제로, 전성식 합동신학대 외래교수가 ‘청중을 성화로 이끄는 본문해석과 설교 실제’를 주제로 강연한다.
박윤서 임보혁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