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일가족 3명이 숨진 대구 아파트 화재 사건을 본격적으로 조사한다.
대구 동부경찰서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숨진 어머니 A씨(47)와씨 자녀 B군(13)·C양(11)에 대한 부검을 11일 진행한다. 이날 부검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건 경위와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경찰은 부검을 통해 화재로 인한 사망인지 여부를 규명할 방침이다. 외력이나 독극물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할 방침이다.
불은 전날 새벽 3시35분쯤 대구 동구 한 아파트 11층에서 발생했다. 불은 19분 만에 꺼졌지만 A씨는 아파트 화단에 추락한 상태로, B군·C양은 안방에 누운 상태로 소방대원들에게 발견됐다. 감식 결과 화재 현장에서는 안방과 거실 등 4곳에서 발화 지점이 확인됐으며 양초와 성냥도 다량 발견됐다. 이 때문에 방화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추가로 내부 발화지점 주변에 노끈으로 묶은 서적 등 인화성 물건들이 놓여 있었던 것도 확인했다. 또 현관문을 강제 개방했을 당시 입구가 가구 등으로 막혀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감식 결과와 추가 조사 등이 더 진행돼야 정확한 화재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