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소액으로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디지털 실물자산(RWA) 플랫폼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11일 글로벌 금융 차트 서비스 트레이딩뷰(Trading View)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6시 기준 국제 은 현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38.24달러로, 올해 들어 29.53%, 최근 1년간 약 44%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국제 금 가격 상승률(25%), 비트코인(22%)을 웃도는 흐름이다. 지난달 22일 국제 은 선물 가격은 39.55달러를 기록, 1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부과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전기차·친환경 에너지 산업 수요 증가, 공급 부족 등을 주요 상승 요인으로 꼽는다. 금 대비 저평가 인식과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 분산 수요도 가격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고 분석한다.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6~12개월 내 은 가격이 온스당 43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은 투자 열기는 확산하고 있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디지털 은 상품인 ‘e은’ 거래 건수는 약 15만9000건, 거래액은 23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6.54%, 15.45% 증가했다. 특히 6월 거래량은 전달보다 2.2배 늘어 은 투자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확인시켰다.
이 거래액은 같은 기간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NH농협·신한·우리)의 실버바 판매액 약 24억3000만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비단은 1g 단위로 e은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투자자는 디지털 자산과 동일한 양의 실물 은을 금고에 보관할 수 있고, 필요시 실물로 인출도 가능하다.
김상민 비단 대표는 “은과 같은 실물자산은 보관과 유동성의 한계로 소액 투자자에게 진입 장벽이 있었다”며 “안전성과 접근성을 강화해 대중의 투자 기회를 넓히고, 모든 가치 있는 상품이 거래되는 투자 패러다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는 금·은 등 7종의 귀금속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술로 디지털화해 거래를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4세대 블록체인 플랫폼을 표방한다. 국내 최초로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해 민간 자본 100%로 설립됐으며, 웹3 지갑(월렛) 개발 등 블록체인 도시 조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