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에서 노숙자들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남부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를 단속한 것처럼 워싱턴에서 노숙자를 사라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나는 우리의 수도를 그 어느 때보다 안전하게 아름답게 만들겠다”며 “노숙자들은 즉시 이곳을 떠나야 한다. 머물 곳을 제공하겠지만 수도에서는 멀리 떨어진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노숙자들의 텐트 사진을 게시글에 첨부하기도 했다. 이어 “범죄자들은 떠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당신들을 마땅히 있어야 할 감옥에 넣을 것”이라며 “이 모든 일은 국경 문제를 해결했을 때처럼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별도의 게시물에서도 워싱턴DC에 대해 “텐트, 불결함, 범죄가 생기기 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도였다”며 “곧 다시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 DC 시장은 좋은 사람이지만 여러 번 기회를 받았음에도 범죄 수치는 더 악화하고, 도시는 점점 더 더럽고 매력 없는 곳이 되어가고 있다”며 “미국 국민은 더 이상 이를 참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최근에도 워싱턴DC에서 벌어진 청소년 폭력사건 등을 열거한 뒤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나는 내 권한을 사용해 이 도시를 연방화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워싱턴DC에 대한 범죄 단속을 위해 연방수사국(FBI) 요원 120명을 경찰 지원 목적으로 파견했다. FBI는 “FBI 워싱턴 지부 요원들은 워싱턴 내 연방 법 집행 인력 확대에 계속 참여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법 집행 파트너를 지원하는 활동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워싱턴DC와 전국의 범죄율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급증한 수준에서 감소하고 있다”면서 “개별 사건이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주목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워싱턴DC의 폭력 범죄는 2023년부터 감소세에 들어섰다. 특히 트럼프가 지적한 청소년 범죄와 관련해 워싱턴 경찰은 올해 약 900명의 청소년을 폭력 범죄 등으로 체포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감소한 수치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