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모바일 챔피언’ 유창호 “KEL, 게임 발전에 큰 도움”

입력 2025-08-10 14:51

공무원 일을 하는 와중에 대회 준비에 매진하며 우승컵을 마침내 든 유창호는 “상대 전술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적의 플레이를 연습해 좋은 결과를 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유창호는 10일 부산e스포츠경기장(BRENA)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e스포츠 리그(KEL) ‘FC 모바일’ 부문 결선 2일 차 경기에서 이한울(부산 BeSPA)과 홍지홍(FN 세종)을 연이어 격파하며 우승컵을 들었다.

경기를 마친 뒤 기자실 인터뷰에 참여한 유창호는 “상반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 했는데, 이번에도 3명 중에 3등 할까 걱정이 많았다”면서 “좋은 성적 내서 기분 좋다. 좋은 결과를 냈기에 주변에서도 좋아할 것 같다”면서 기뻐했다.

그는 “KEL이 출범하고 선수들이 더 많은 대회를 경험하며 FC 모바일 일반 유저들에게도 시너지가 발생하는 걸 느꼈다”면서 “선수들끼리 경쟁도 치열하고 선수들도 그를 보며 배우고 따라하며 게임 자체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첫 개최다보니 지역 별로 아직 체계가 갖춰지진 않은 것 같다”면서 “앞으로 보완해 나간다면 e스포츠 활성화에 대단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창호는 대회 초만 하더라도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여섯 차례 열린 본선 리그에서 A조에 속해 12승 6패로 조 2위에 오르며 이원상(15승 3패), 홍지홍(14승 4패, 이상 FN 세종)에 가려졌다.

결선 토너먼트부터 유창호의 진가가 발휘됐다. 먼저 B조 3위로 올라온 김경래(모해모모야)를 꺾은 데 이어 강력한 우승후보 홍지홍을 2대 0으로 완파하며 질주했다.

그리고 이날 열린 승자조 3라운드에서 유창호는 이한울(부산 BeSPA)을 2대 0으로 제압한 데 이어 결승에 다시 오른 홍지홍을 3대 0으로 대파하며 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상반기 국가대표 선발전을 했는데 경기 수가 적고 단판이었다”면서 “이번엔 변수가 많았지만 길게 대회를 치르고 분석할 시간도 있었기에 경기마다 조금씩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게임 안에서만 보던 상위권 유저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고, 대회 기간 중 순위 경쟁이 붙으면서 더 열심히 하게 된 것 같다”고 대회를 호평했다.

이어 “선수가 많아졌으면 좋겠고 대회 기간은 현행 3달이 적당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제주도에서 공무원 일을 하고 있다는 유창호는 “겸직 신청을 하니 1회성 대회에 참가하는 건 괜찮다고 하더라”면서 “일을 하며 애기도 돌보고 하니 정말 빠듯하게 연습했다”며 웃었다.

그는 “집에서 누구나 그렇듯 제가 뒷순위다. 방바닥에 누워서 게임 하고 그랬다”면서 “우승하면 와이프가 게임방 만들어준다고 했다. 이젠 이룰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어린 친구들이 많이 하는 게임이다보니 와이프 인식이 좋지 않았다. 중학생인 클랜원과 채팅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진 않았던 것 같다”면서 “대회에 참가하고 경쟁하는 걸 보며 단순 게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유창호는 도움 준 손길에 감사 인사를 건네며 “FC 모바일은 접근성이 좋고 플레이 시간도 5~6분으로 짧다. 다양한 연령층이 즐기기에 좋다”면서 “이번 대회 참가 선수들이 대부분 다른 직업이 있더라. 누구나 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유창호는 다음 달 FC 모바일 국제대회에 참가한다. 프로 선수들과 연습 경기를 통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밝힌 그는 “원래는 이원상 선수의 독주였는데 저희 선수들끼리 바뀌어야 하지 않겠냐며 열심히 했고 이번에 다른 결과가 나왔다. 리그가 활성화되고 더 많은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로 주목받았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부산=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