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 아파트에서 방화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 10대 아들딸과 40대 어머니 등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었다.
10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35분쯤 대구 동구 신천동 소재 아파트 11층에서 불이 나 3명이 숨졌다.
A군(13)과 B양(11)은 안방에서 숨진 상태로 소방관들에게 발견됐다.
이들의 어머니인 C씨(47)는 아파트 화단에서 추락한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현재까지 사망자들에게서 별다른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불로 주민 3명이 연기를 흡입했고, 20여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약 20분 만에 진화됐다. 이들과 함께 사는 아버지는 당시 화재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현장에선 안방과 주방, 거실 2곳 등 발화 지점 4곳이 확인됐으며, 주변에는 양초와 성냥이 다량으로 놓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 남아 있는 발화 흔적 등을 감안해 방화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실시했다. 경찰은 사망자들에 대한 부검도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원인을 아직 방화로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아파트는 1990년대에 지어져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