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 ‘기적의 생환’ 아폴로 13호 선장 짐 러블 별세

입력 2025-08-09 14:20 수정 2025-08-09 14:21
1970년 2월 16일 우주복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선 짐 러블의 모습. AP연합뉴스

55년 전 우주에서 ‘기적의 생환’을 이끌었던 아폴로 13호 선장 짐 러블이 향년 97세로 별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8일(현지시간) 러블이 일리노이주 레이크 포레스트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러블은 1968년 12월 지구 밖 천체를 탐사한 최초의 유인 우주선 아폴로 8호에 탑승해 인류 역사상 처음 달 궤도를 비행했다.

닐 암스트롱이 달에 발을 딛은지 9개월이 지난 1970년 4월에는 아폴로 13호의 선장으로 탐사 임무를 이끌었다. 그러나 발사 사흘째 되던 날 우주선 지휘 모듈 산소 탱크의 전선이 폭발해 달 착륙에 실패했고, 목숨도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

러블은 우주선 안에서 다른 두 대원과 함께 이산화탄소 흡수 장치를 만드는 등 사투를 벌였고, 결국 사고 발생 6일 만에 하와이 인근 태평양에 무사히 착륙했다.

아폴로 13호 임무는 러블의 마지막 우주 비행이 됐다. 그는 1994년 당시의 상황을 담은 회고록 ‘잃어버린 달 : 아폴로 13호의 위험한 항해’를 출간했다. 이 이야기는 이듬해 론 하워드 감독, 톰 행크스 주연 영화 ‘아폴로 13’으로 제작됐다.

러블은 아폴로 13호 생환 공로를 인정받아 우주인 명예 훈장과 미국 대통령이 수여하는 자유훈장 등을 받았다.

숀 더피 NASA 국장 대행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짐의 인격과 확고한 용기는 우리 국가가 달에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됐고, 잠재적인 비극을 우리가 엄청난 것을 배웠던 성공으로 바꿨다”며 “우리는 그의 업적을 기념하면서 그의 별세를 애도한다”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