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세계 주요 자동차기업, 트럼프관세 분기 피해액만 16조원대”

입력 2025-08-08 07:1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미 118억 달러(약 16조4천억원) 규모의 손실을 봤으며 손실 규모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를 토대로 자체 집계한 결과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글로벌 판매량 1위인 도요타는 실적 발표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2분기 영업이익이 30억 달러 감소시키는 악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도요타의 피해액은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 중 가장 큰 규모다.

폭스바겐의 피해액이 15억1000만 달러로 뒤를 이었고, GM 11억 달러, 포드 10억 달러, 혼다 8억5000만 달러, BMW 6억8000만 달러, 현대차 6억 달러, 기아 5억7000만 달러, 마쓰다 4억7000만 달러, 닛산 4억7000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현대차 그룹의 이번 분기 트럼프 관세 피해액이 11억7000만달러에 이르는 것이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상위 10개 자동차 제조사의 올해 순익은 전년 대비 약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관세 인상으로 이익에 직격탄을 받는 이유는 관세에 따른 비용 상승을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거나 미국 바깥의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지만 두 가지 모두 단기간에 실현하기는 어렵다고 WSJ은 지적했다.

실제로 도요타는 내년 3월에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에 관세로 인한 타격이 총 95억 달러(약 13조원)에 달하고, 연간 순익이 전년 대비 44%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추정됐다.

생산기지의 미국 내 이전도 더디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의 제조사가 생산 효율화를 위해 동일 모델을 2개 이상의 다른 공장에서 만들지 않으며, 정치 환경이 향후 다시 바뀔 수 있는 불확실성 속에서 막대한 자본투자와 오랜 시일이 걸리는 생산시설 신규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제조사들이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를 결정하더라도 이는 미국 시장의 강한 수요를 고려한 의사결정이 주된 이유라고 WSJ은 분석했다.

관세가 아니었더라도 애당초 자동차 제조사들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 내의 생산 확대를 추진해왔다는 것이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