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정심과 ‘캐니언’ 김건부

입력 2025-08-07 23:22
LCK 제공

평정심. 젠지 ‘캐니언’ 김건부의 강점이 또 한 번 드러난 T1전이었다.

젠지는 7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4라운드 경기에서 T1에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젠지는 22승1패(+37)를 기록했고 레전드 그룹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쉽게 만들어낸 승리는 아니었다. 특히 정글러 김건부의 이날 게임은 한 마디로 고진감래였다. 신 짜오를 골랐던 2세트에선 바텀 듀오를 동반한 3대 3 바위게 싸움에서 무리하게 ‘오너’ 문현준(자르반 4세)에게 파고들었다가 퍼스트 블러드를 내줬다. 더블 버프를 상대에게 헌납했다.

하지만 이후 바텀 교전에서 삼조격(Q)을 장전한 뒤‘구마유시’ 이민형(루시안)을 잡아내는 플레이로 회복에 성공했고, 이후부터는 협곡 곳곳을 누비면서 추가 킬을 만들어냈다. 자칫하면 본인이 망친 게임이 될 뻔했던 경기를 8킬 2데스 8어시스트로 마무리했다.
LCK 제공

바이를 플레이했던 3세트 역시 마찬가지. 게임 초반 ‘도란’ 최현준(잭스)의 재치 있는 플레이에 1레벨 정글링이 망가지면서 문현준(녹턴)과의 성장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그러나 우직하게 성장에 집중하면서 레벨링 역전에 성공, 데스 없이 3킬 11어시스트로 게임을 마무리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건부는 2세트 초반 바위게 싸움 상황 당시를 회상하면서 “바텀이 (구도가) 예민한 상황에서 소통이 잘 안 됐다. 싸우는 데 동의하면서 갔는데 소통이 잘못 이뤄져서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짜오는 챔피언의 저점이 아주 높다. ‘갈라진 하늘’이 뜨는 순간 (성장이) 확 복구된다. 그 타이밍을 기다리며 게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3세트 초반 정글링과 레벨링에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에 대해서도 “초반에 망하면 확실히 주도적으로 플레이하기가 쉽진 않다. 하지만 (성장) 따라잡기 패치도 있었다. 상대 정글이 어딘가에 턴을 쓰는 동안 내 성장을 제일 중요시했다”며 “우리 라이너들이 녹턴의 첫 궁극기를 잘 흡수해줘서 자연스럽게 성장을 따라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성장 역전에 성공한 건 14분경. 탑에서 역갱킹을 성공시키면서 일방적으로 2킬을 가져간 뒤부터였다. 김건부는 “이전에 와드 작업을 통해서 녹턴이 위에 있다는 걸 봤다. 우리 칼날부리로 들어오는 것까지 체크가 됐다”며 “그 전부터 탑에서 2대 2를 하면 어떨까 하는 얘기가 나왔다. 우리가 이길 거라고 결론이 났었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