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에 KLPGA투어에 데뷔한 이세희(27·삼천리)는 94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아직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15개 대회에 출전해 11차례 대회서 컷을 통과했으나 ‘톱10’ 입상은 한 차례도 없다.
그런 이세희가 생애 첫 우승을 향한 쾌조의 출발을 했다. 7일 제주 서귀포시 사이프러스골프&리조트(파72)에서 개막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반기 첫 대회 제주삼다수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에서다.
그는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8개를 쓸어 담는 퍼펙트 샷감으로 8언더파 64타를 쳤다. 2009년 대신증권-토마토투어한국여자마스터즈 1라운드에서 서희경이 기록한 4언더파 68타를 4타나 줄인 코스 레코드 신기록이다. 이다연(28·메디힐), 한아름(21·프롬바이오)과 함께 공동 선두다.
이세희는 1번 홀(파4)을 시작으로 4~5번, 8~9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전반에만 5타를 줄였다. 후반에도 13~14번홀 연속 버디에 이어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8언더파를 완성했다.
라운드를 마친 뒤 그는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못한 게 아쉽다. 한 타만 더 줄였으면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와 코스 레코드를 확정지을 수 있었을 텐데, 이렇게 잘해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웃었다.
이세희는 2023년 OK저축금융그룹 읏맨오픈 2라운드 때 8언더파를 기록한 바 있다.
이세희는 2주간 휴식을 취한 뒤 오히려 샷감이 더 안좋아졌다. 그 여파로 지난주 오로라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컷 탈락했다.
그는 “나름대로 샷감을 다시 찾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 레슨도 받고 타이트하게 준비했다”라며 “연습 라운드 때 공을 4개나 잃어버리고 공이 없어서 동반자한테 빌려서 쳤다. 걱정돼서 자기 전까지 샷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다행히도 퍼팅이 많이 따라줬다”고 했다.
이세희는 잔라이가 많은 대회 코스 그린에서 효과를 본 원동력에 대해 “한라산을 계속 체크하면서 쳤다. 한라산 브레이크에, 보이는 라인, 안 보이는 라인까지 계속 체크했다. 한라산 브레이크가 생각보다 많이 탔지만 그린 플레이 전략이 어느 정도 통했다”고 선전 원동력을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오늘 큰 실수가 없었는데 샷이 아직 불안한 점이 있고 걱정되는 부분이 남아있다”라며 “신경 쓰는 부분을 끝까지 체크해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귀포=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