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한글)가 가진 매력이 K팝 인기의 저변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K록과 K밴드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가수 김창완(71)은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K팝의 원동력이 무엇인지를 우리가 이미 발견했다고 단정 지을 필요는 없다”면서 “아직 모르기에 여러 시도를 해봐야 한다. 한국음악의 다양한 장르가 새롭게 조명받으면 K팝에도 더 많은 가능성이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는 이날 맨해튼 링컨센터 댐로쉬파크에서 열린 ‘K뮤직 나이트’ 콘서트에 앞서 진행됐다. 뉴욕한국문화원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링컨센터, 한국콘텐츠진흥원 뉴욕센터와 공동으로 주최한 공연이다. 김창완이 이끄는 김창완밴드는 이번 공연의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로 나섰다. 터치드, 먼데이필링 등 최근 국내 록 음악계에서 주목받는 후배 밴드들도 함께했다.
터치드의 보컬 윤민은 “한동안 기계적인 사운드가 대중의 사랑을 받았는데 최근 ‘밴드 붐’이 왔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합이나 시너지를 무대로 선보이는 것은 인공지능(AI)이나 기계가 따라 할 수 없는 부분이자 요즘 시대 사람들이 목말라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김창완은 배우와 방송인으로도 유명하지만, 명실상부한 한국 록의 전설이다. 1977년 록밴드 산울림으로 데뷔해 ‘아니 벌써’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개구장이’ ‘청춘’ ‘너의 의미’ 등 숱한 히트곡을 남겼다. 2008년부터는 김창완밴드를 결성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창완은 한국음악 저변에 깔린 강점이 ‘한글의 아름다움’이라면서 “저희 앨범이 스페인에서 새로 조명받기도 했고, 산울림 음악 때문에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일본 팬들도 많다”고 전했다. K뮤직의 방향성에 대해선 “유행에 영합하기보다 인간 본연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계속 던져나가면 새로운 콘텐츠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