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로 햇빛 막는 코끼리, 장어 먹는 물범…동물원의 여름나기

입력 2025-08-07 15:28
7일 오후 광주 북구 우치동물원에서 열린 '동물원 여름나기' 행사에서 아시아코끼리 ‘봉이’, ‘우리’ 모녀가 얼음 간식을 먹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황토샤워를 즐기는 코끼리, 장어와 비타민 영양제를 먹는 물범 등 동물들의 여름나기가 화제다.

광주광역시는 7일 광주 북구 우치동물원에서 ‘동물원 여름나기 행사’를 열고 기록적인 폭염 속 코끼리·물범·원숭이·곰 등 다양한 동물들의 여름나기 모습을 공개했다. 이번 행사에서 우치동물원은 여러 동물들의 여름철 특별관리 모습을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아시아코끼리 ‘봉이’, ‘우리’ 모녀에게는 과일을 얼린 대형 얼음 간식이 제공돼 코끼리들이 얼음을 부수며 먹거나 샤워를 즐기는 장면이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봉이는 어린 시절 라오스에서의 코끼리 타기 훈련으로 생긴 사고후유 정신장애(트라우마)로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코끼리다. 우치동물원은 많은 양의 영양식과 함께 황토 샤워를 통해 햇빛 차단과 피부 건강까지 챙기고 있다.

얼음 간식을 먹는 원숭이. 광주광역시 제공

물범 ‘몰랑이’ 가족에게는 고열량 장어와 비타민 B1 보충을 위한 전용 영양제가 함께 제공되고 있다. 동물원 측은 장어가 활어 형태로 제공돼 물범의 활동성을 높이고, 사냥 본능을 유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더위에 민감한 코아티와 라쿤을 위해 사육사들이 미스트 샤워기를 직접 설치하기도 했다. 샤워기에서 분사되는 시원한 물안개는 체온을 낮추는 동시에 자연환경과 유사한 자극을 제공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

맹수류인 호랑이, 곰, 사자, 재규어 등에게는 생간을 통째로 제공해 수분과 미량영양소를 보충함과 동시에 자연스러운 포식행동을 유도하고 있다. 원숭이류에도 다양한 열대과일과 특별 제작한 얼음 간식을 통해 영양 보충과 행동풍부화를 유도한다.

또한 낙타는 냉수샤워를 병행한 긍정 강화 훈련을 받고 있으며, 곰은 얼음 간식과 냉수목욕을 통해 체온 조절을 돕고 있다.

성창민 우치공원관리사무소장은 “이번 행사는 폭염에 대응하는 동물복지 활동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동물복지 프로그램을 운영, 전국 동물원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이은창 기자 eun526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