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삶을 마무리하고 싶다던 60대 가장이 장기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생을 마감했습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6월 27일 서울 강남구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이훈(61)씨가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폐와 간,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고 7일 밝혔습니다.
기증원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6월 15일 잠을 자다가 갑작스럽게 뇌출혈을 일으켜 병원으로 긴급히 옮겨졌습니다.
그러나 이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습니다.
유족들은 “내가 떠날 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일을 하면 좋겠다”고 한 이씨 뜻을 지키는 게 가족으로서 고인을 존중하는 길이라고 생각해 장기기증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이씨는 강원도 춘천에서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고등학교에선 지역회장을 맡을 정도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고, 항상 주변을 살피고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도왔다고 합니다.
이씨는 회계 사무소에서 성실히 일하던 가장이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출사를 나갈 만큼 사진을 좋아하던 그는 특별한 날에는 가족 사진을 직접 찍어 추억을 공유했다고 하네요.
고인의 딸 유주씨는 “아빠, 함께하면서도 따뜻한 마음과 사랑을 나누어주셨지만, 마지막 이별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전해줘서 감사해요. 너무나 자랑스럽고 영원히 기억할게요. 하늘에서도 늘 저희 지켜봐 주세요. 사랑해요”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