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조사, 약 11시간만에 종료…추가 소환할 듯

입력 2025-08-06 19:40 수정 2025-08-06 23:01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김건희 여사에 대한 대면조사가 약 11시간 만에 끝났다. 수사 대상 혐의가 넓고, 김 여사가 대체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여사는 6일 오후 8시56분쯤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나왔다. 건물 1층에 마련된 취재진 포토라인을 별다른 발언 없이 지나쳤다. “조사에서 어떤 점을 주로 소명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동행한 최지우 변호사는 “김 여사의 건강이 매우 안 좋다”며 “자제를 부탁한다”고 질문하는 취재진을 만류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건물 밖에서 대기 중인 경호차에 귀갓길에 올랐다.

김 여사는 오전 10시11분쯤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2층에 마련된 취재진 포토라인에 선 그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수사 잘 받고 나오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김 여사는 미리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6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각종 의혹 조사를 받기 위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오후 조사가 끝난 후에는 간단한 요기를 한 후 신문 내용을 기록한 피의자 신문조서 열람에 들어갔다. 수사팀은 김 여사를 ‘피의자’로 호칭했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명태균 공천 개입’(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 및 뇌물수수), ‘건진법사 청탁’(알선수재) 의혹 등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조사가 오후 9시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나 김 여사의 거부로 예상보다는 빨리 끝난 것으로 보인다. 심야 조사를 위해서는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특검팀은 오전 10시23분부터 오후 5시46분까지 조사를 벌였다. 김 여사는 오후 7시10분부터는 1시간30분가량 조서 열람을 마치고 귀가했다.

김 여사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비교적 적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을 인지한 정황이 담긴 육성 통화녹음 파일을 제시하며 캐물었지만, “주가조작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서울고검이 미래에셋증권 측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이 파일에는 김 여사와 미래에셋증권 계좌 담당 직원 간의 약 3년간 통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계좌 관리자 측에 40%의 수익을 주기로 했다’는 김 여사의 육성도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 방문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아펠 목걸이를 재산 신고 내역에서 뺀 혐의(공직자윤리법 위반)에 대해서도 신문했다. 이에 김 여사는 15년쯤 전 모친에게 선물한 모조품이며, 순방 때 이를 빌려서 착용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 측에선 부장검사급 인력과 속기사가,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조사실에 들어갔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등 다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김 여사를 추가 소환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 여사가 혐의 일체를 부인하면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