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빈그룹 지분 전량을 매각해 조 단위의 ‘실탄’을 확보했다. SK그룹은 이를 계기로 미래 사업 발굴과 재무 구조 안정화를 위한 리밸런싱 작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6일 외신 등에 따르면 SK그룹은 베트남 현지 투자법인 ‘SK 인베스트먼트 비나Ⅱ’를 통해 갖고 있던 빈그룹 지분 6.05%에 대한 매각 작업을 최근 마무리했다. 이번 매도는 지난 1월부터 이달 초까지 사전에 지정된 제3자에게 장내 분할매각하는 기관투자자 간 장내매매 방식으로 진행됐다.
매입 기관과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분 규모를 고려하면 매각 대금은 최소 1조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1월에도 빈그룹 지분 1.33%(보유 지분의 22%)를 매각해 약 1200억원의 대금을 확보했다. 당시 3만9000베트남동(VND)이던 빈그룹 주가는 이달 초 10만4000VND로 약 2.6배 올랐다. SK그룹은 빈그룹 주가 추이와 환율 변동을 검토하며 최적의 매각 시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SK그룹은 빈그룹과의 지분 관계를 6년 만에 정리하게 됐다. SK그룹은 2019년 1조1000억원을 투자하며 빈그룹 4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원금 이상의 투자금을 회수한 셈이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선제적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리밸런싱 전략을 강도 높게 추진 중이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 역시 그룹 차원의 재무 안정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솔루션 등 미래 핵심 사업 영역에 대한 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주식 매각과는 별개로 빈그룹과 미래 성장 사업 영역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