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령층(55~79세) 경제활동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고령층 약 70%는 계속 일하길 원했는데, 주된 이유는 ‘생활비’였다. 월평균 약 86만원인 연금만으로는 생활을 꾸려나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들의 근로 희망 연령은 평균 73.4세였다.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올해 5월 기준 고령층(55∼79세) 인구는 1644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만4000명 증가했다. 이는 15세 이상 인구 36.0%를 차지한다.
고령층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는 1001만명으로 1년 전보다 32만8000명 증가했는데, 2005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 1000만명대에 진입한 것이다.
고령층 취업자는 978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만4000명 증가했다.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각각 60.9%, 59.5%로 지난해보다 각각 0.3% 포인트, 0.5% 포인트 올랐다. 이 역시 역대 최대 수치다.
산업별로 보면 고령층 취업자는 주로 보건·사회·복지(13.7%), 제조업(12.5%)에 많았다. 직업별 비율로는 단순 노무 종사자(22.6%), 서비스 종사자(14.5%)에서 높고 관리자(2.1%), 사무 종사자(8.3%)에서는 낮았다.
대부분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는 계속 일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고령층 중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지금도 근무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30.1%에 그쳤다. 반면 그만둔 사람의 비율은 69.9%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그만 둘 때 나이는 평균 52.9세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는 사업 부진ㆍ조업 중단ㆍ휴업·폐업(25.0%), 건강이 좋지 않아서(22.4%), 가족을 돌보기 위해(14.7%) 순이었다.
고령층 연금 수령액이 월 100만원이 안 됐으며 노동시장에는 더 머물기를 원하는 추세를 보였다. 연금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계속 일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1년간 연금 수령자는 850만2000명으로 고령층 51.7%를 차지했다. 고령층 절반 정도만 연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86만원이었다.
이는 국민연금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1인 기준 노후 최소생활비인 136만1000원의 63%에 불과하다.
고령층 중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1142만1000명으로 전체의 69.4%를 차지했다. 10명 중 7명은 계속 일하기를 희망한다는 의미다. 근로 희망 비율은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와 동일했다.
장래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의 근로 희망 연령은 평균 73.4세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0.1세 상승하며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았다.
근로 희망 사유로는 ‘생활비에 보탬’이 54.4%로 1위를 기록했다. 일하는 즐거움(36.1%), 무료해서(4.0%), 사회가 필요로 함(3.1%), 건강 유지(2.3%) 등이 뒤를 이었다.
희망하는 월평균 임금수준은 300만원 이상(21.5%), 200만∼250만원 미만(19.4%) 순으로 많았다. 300만원 이상 구간이 지난해보다 2.2% 포인트 증가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