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가려면 필수”…달에 ‘원자로’ 짓겠다는 美

입력 2025-08-06 15:17
보름달. AP뉴시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달 표면에 원자로를 설치할 전망이다. 우주 탐사의 핵심 거점으로 달을 활용하려는 중국·러시아의 공동 행보에 대응해 기술·안보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NASA 임시 국장을 겸임하고 있는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최근 NASA에 “달에 원자로를 배치하는 작업을 신속히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CNN은 지난달 31일자 내부 문건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입수된 문건에 따르면 NASA는 달 표면에 원자로를 설치하는 작업을 앞당기는 것이 우주 패권 경쟁에서 중국과 러시아보다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는 오는 2030년대 중반까지 달 원자로 개발을 공동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 차례 이상 발표한 바 있다.

NASA는 다른 나라가 원자로 설치를 먼저 달성할 경우 달 표면에 ‘출입 금지 구역’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NASA가 진행 중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젝트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2027년까지 달에 유인 착륙을 다시 시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NASA는 그간 미국 에너지부(DOE)와 협력해 달 표면에 40킬로와트(㎾)급 소형 원자로를 배치하는 프로젝트를 개발해왔다. 이는 약 30가구가 1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전력이다. 다만 인간이 장기적으로 달에 머무르며 탐사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최소 100㎾급 이상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NASA의 분석이다.

이번 지시는 더피 장관이 NASA 수장을 겸임한 이후 처음 내놓은 대규모 프로젝트다. 그는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과 달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기지를 세우려면 에너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인간이 달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화성까지 가기 위해서는 이 기술이 특히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