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9%의 상호관세를 책정한 스위스가 자세를 낮추고 추가 협상을 요청하고 나섰다. 새 관세율 발효를 이틀 앞둔 5일(현지시간)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 겸 재무장관과 기 파르믈랭 경제 장관은 협상을 위해 워싱턴으로 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위스 연방정부는 4일 각료회의를 마치고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어떤 맞대응 조치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새 협상 단계에서 더 매력적인 제안을 내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자국이 미국산 제품의 99%를 무관세로 수입하고 있으며 시장 왜곡을 일으키는 어떤 보조금도 지급하고 있지 않다며 “대미 무역흑자는 불공정한 경쟁 관행의 결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위스 정부는 지난해 미국 직접투자 6위, 연구개발 투자는 1위를 기록했다”며 “이런 역동적 경제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일부터 스위스에 39%의 상호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위스는 당초 10%의 상호관세를 예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초 협상 시한인 지난달 31일 켈러주터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30분간 통화했으나 최종 관세율은 39%로 올랐다.
스위스 정부는 관세율이 8%포인트나 오른 배경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스위스 정부는 지난해 미국의 스위스 상대 무역적자가 385억달러(약54조원)이었기 때문에 10억달러 당 1%씩 39%의 관세율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스위스 일간 타게스안차이거는 켈러주터 대통령이 통화에서 양국 무역수지에 대해 ‘가르치듯’ 설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화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켈러주터 대통령의 책임론이 일기도 했다.
AP통신은 스위스에 부과된 관세율에 대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유럽연합(EU) 상품의 세율보다 2.5배 높고 미국으로 수출되는 영국 세율보다 거의 4배나 높다”며 “시계 제조와 초콜릿을 포함한 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스위스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