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는 지난 3일 농심 레드포스와의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 시즌 3라운드 경기 1세트에서 4분30초 만에 퍼스트 블러드를 만들어냈다. ‘캐니언’ 김건부(신 짜오)가 바텀 삼거리 갱킹을 시도해 ‘리헨즈’ 손시우(레오나)를 잡아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김건부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면서 “레오나가 점멸이 빠진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 오공이 위로 가는 게 보였다. 상대 정글로 들어가서 삼거리로 들어가면 근처에 와드가 없다는 것까지 체크가 돼 있어서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건부의 복기를 토대로, 근거가 충분했던 퍼스트 블러드 상황을 다시 본다.
우선 양 팀 정글러는 나란히 바텀 풀캠 동선을 짰다. 3분20초경 바텀 삼거리에서 마주쳐서 3대 3 대치 구도가 형성됐다. 약간의 소모전은 있었지만 사상자 없이 퇴각했다. 젠지는 이 과정에서 ‘기드온’ 김민성(오공)이 점 부시에 와드를 쓴 걸 봤다.
손시우는 부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1레벨에 렌즈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이제 젠지가 고려해야 할 농심의 남은 와드는 ‘트리거’ 김의주(이즈리얼)의 것뿐이다. 젠지 바텀 듀오는 김의주가 1분56초에 첫 번째를, 4분6초에 2번째 와드를 설치한 걸 모두 확인했다. 이로써 한동안은 삼거리에 와드가 없는 게 확정된 셈이다.
바위게를 사냥을 마친 김건부는 상대의 와드 설치 위치를 파악하자마자 바로 핸들을 꺾어서 적 정글에 침입, 삼거리로 들어갔다. 앞서 3분41초경 양 팀 서포터의 점멸이 교환됐으므로 타깃은 김의주가 아닌 손시우로 잡았다.
이 과정에서 젠지가 고려해야 할 변수는, 역갱을 노리며 여전히 바텀 근처를 배회하고 있을 수도 있는 상대 정글러뿐이다. 하지만 젠지는 오공이 위쪽 바위게로 올라간 걸 이미 확인했다. 3분54초경 ‘쵸비’ 정지훈(애니)이 설치한 강가와 정글 사이의 와드를 통해서. 이 와드는 김민성이 터트린 수정초에 걸리지 않았다.
이 모든 정보를 종합한 김건부는 “레오나가 점멸이 빠진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 오공이 위로 가는 게 보였다. 상대 정글로 들어가서 삼거리로 들어가면 근처에 와드가 없다는 것까지 체크가 돼 있어서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바텀 갱킹을 갔고, 퍼스트 블러드를 만들어냈다. 북극곰의 사냥은 늘 이런 식이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