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쿨비즈 문화의 확산으로 남성 소비자들의 장바구니에도 변화가 생겼다. 반바지·샌들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제모기·풋케어 용품 등 ‘바디그루밍’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남성 뷰티 카테고리의 성장에 맞춰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달 남성 소비자 대상 제모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3%, 제모·왁싱 용품 매출은 159% 급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W컨셉에서도 제모·면도기 관련 매출이 143% 늘었다. 선스틱·스프레이 매출은 48%, 풋케어 용품은 400%, 데오드란트·바디미스트는 306% 증가하며 전반적인 바디케어 수요 확대가 두드러졌다.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의 분석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최근 한 달간(6월 21일~7월 20일) ‘바디케어’ 관련 검색량은 전년 대비 10배(950%) 이상 늘었고, ‘바디스프레이’ 검색량은 412%, 거래액은 199% 증가했다. 바디워시는 8배(792%), 등드름 케어 제품은 6배(563%), 발 각질 제거 제품은 61% 늘었다.
체모 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인그로운 헤어’(제모 후 모근이 피부 안으로 파고드는 현상) 관련 상품 거래액은 1745% 급증했고, 검색량도 15배(1467%) 이상 늘어났다. 제모 이후에도 위생과 피부 건강을 위한 소비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무신사 뷰티에서도 여름이 시작된 지난 6월 1∼15일 ‘제모기’ 검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배 증가했다. 특히 집에서 ‘셀프 제모’가 가능한 제품이 1년간 누적 1만개 이상 판매됐다.
업계는 이 같은 소비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온라인 플랫폼은 남성 타깃 바디케어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다양한 브랜드와의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
SSG닷컴은 오는 10일까지 라피타, 유라이크 등 제모기 브랜드 제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지그재그 역시 바디케어 제품 큐레이션을 강화하며, ‘바디 선크림’ ‘바디 괄사’ 등 세부 키워드에 맞춘 검색 최적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제품군도 정교해지고 있다. 필립스 등 가전 브랜드는 굵고 짙은 털 정리에 효과적인 마이크로 세라믹 디스크를 활용해 제모 성능을 높인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방수 무선 설계로 샤워 중 사용이 가능하거나 발 각질 제거 기능을 동시 탑재한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쿨비즈 문화와 폭염이 소비자 인식을 바꾸고 있다”며 “남성 소비자 사이에서도 청결과 외적 정돈감이 새로운 매너로 인식되면서 바디케어 시장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