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7월 비, 13·18일 이틀에 다 왔다

입력 2025-08-05 15:03
지난 7월 18일 오후 제주시 아라동 산천단 입구에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월 제주지역 평균기온이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수량은 평년의 30%에도 못 미쳤다. 비는 적었는데 제주시 삼양2동에 한 시간 만에 73㎜의 비가 내려 일대 주민들에게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5일 제주지방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7월 제주도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 7월 제주도 평균기온은 27.9도로 평년(25.5도)보다 2.4도 높고, 작년(27.4도)보다 0.5도 높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7월 중 12·13일 단 이틀을 제외한 29일의 일별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

더위는 일찍 찾아왔다. 6월 말부터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덮으면서 폭염특보(6월 17일)와 열대야(6월 20일)가 지난해보다 빨랐다. 이 같은 무더운 날씨가 7월 상순까지 지속됐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고온다습한 공기를 몰고 오는 데다 공기의 흐름을 막기 때문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상공을 덮고 있으면 두꺼운 이불을 덮은 것처럼 열이 축적된다. 이 때문에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때에는 단순한 더위가 아니라 극한 폭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 7월 상순 제주지역 평균기온은 28도로 평년보다 4.1도나 높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통상 1년 중 가장 무더운 시기인 8월 상순 평년의 평균기온(27.5도)보다도 0.5도나 높았다.

하순에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함께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 많고 밤낮으로 무더위가 지속됐다. 지난 7월 하순 제주지역 평균기온은 29.3도, 평년보다 2.1도 높았고, 역대 1위를 기록했다.

비는 눈에 띄게 적었다. 7월 제주도 강수량은 68.7㎜로, 평년(231.3㎜)의 30% 수준을 밑돌았다. 역대 다섯 번째로 비가 적었다. 강수일수는 5.8일, 역대 7월 중 적은 순으로 3위를 기록했다.

7월 강수량 대부분(98.7%)은 중순에 내렸다. 비는 13일과 18일에 집중됐다. 제주도 전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18일 제주시 삼양2동에는 이날 오후 1시52분부터 2시51분까지 한 시간 동안에만 73㎜의 매우 강한 비가 내려 기상청이 주민들에게 호우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김성진 제주지방기상청장은 “올해 7월은 폭염과 열대야가 이례적으로 빨리 시작됐고, 중순에는 집중호우, 하순에는 다시 극심한 무더위가 연일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극한 기상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서 남은 올여름 기간에도 이상고온과 집중호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2023년 수도권을 대상으로 도입했던 ‘호우 긴급재난문자 발송 제도’를 올해 5월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해당 문자는 1시간 강수량 50㎜ 이상이면서 동시에 3시간 강수량이 90㎜ 이상일 경우, 1시간 강수량이 72㎜ 이상 관측되는 경우 즉시 발송된다.

호우 긴급재난문자는 전국민에게 일괄적으로 발송되는 것이 아니라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위험 지역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선별적으로 전송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