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계 거장 이창동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8년 만에 돌아온다.
넷플릭스는 이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 제작을 확정하고 배우 전도연과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이 주연으로 출연한다고 5일 밝혔다. 촬영 및 작품 공개와 관련한 구체적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감독이 작품을 선보이는 건 ‘버닝’ 이후 8년 만이다.
1997년 감독 데뷔작인 ‘초록물고기’로 국내 유수 영화제 주요상을 휩쓴 이 감독은 2002년 ‘오아시스’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은사자상), 2010년 ‘시’로 칸영화제 각본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 거장 반열에 올랐다. 한국 사회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하면서도 보편적 인간성을 조명하는 그의 작품은 깊이 있는 서사와 섬세한 연출로 평단의 찬사를 받아 왔다.
신작 ‘가능한 사랑’은 극과 극의 삶을 살아온 두 부부의 세계가 얽히며 네 사람의 일상에 균열이 퍼져가는 이야기다. 영화는 이들이 서로 다른 삶의 태도와 갈등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변화를 세밀하게 담아낼 예정이다. ‘버닝’을 공동 집필한 오정미 작가가 각본에 참여하고, 제작사 파인하우스필름이 제작을 맡는다.
‘밀양’을 함께한 전도연과 18년 만에 재회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전도연은 ‘밀양’으로 2007년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칸의 여왕’ 수식어를 얻은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미옥 역을 맡아 극의 한 축을 담당한다.
미옥의 남편 호석 역을 맡은 설경구도 이 감독과 인연이 깊다. 설경구는 2000년 ‘박하사탕’으로 단숨에 영화계 주목을 받은 데 이어 ‘오아시스’를 통해 연기파 배우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이 감독과의 작업은 23년 만이다.
전도연과 설경구의 연기 호흡은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1) ‘생일’(2019) ‘길복순’(2023)에 이어 네 번째다. 미옥·호석과 상반된 분위기의 부부 상우와 예지 역은 조인성과 조여정이 각각 맡았다. 두 배우는 이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