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에 대한 위헌 정당 해산 추진 문제와 관련해 “못할 것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대표 취임 이후 관례로 이뤄졌던 국민의힘 예방은 당장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5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박근혜정권 때 내란 예비 음모 혐의로 해산됐던 통합진보당 사례에 비춰보면 국민의힘은 10번, 100번 정당 해산 감”이라고 밝혔다.
“당 최고위원회가 국민의힘 해산 추진은 과하다는 의견을 내면 어떻게 할 건가”라는 질문에는 “제 뜻이 확고하다면 설득할 것”이라면서 “법제사법위원장 때도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말리는 사람들 많았지만 제 생각대로 하지 않았나. 결과적으로 좋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대한 위헌 정당 해산 추진을 하지 말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나”라는 말에는 “대통령이 하지 말라고 하면 그때는 심각하게(고려해보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대화 의지가 없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그는 “불법 계엄 내란에 대국민 사과와 진솔한 석고대죄가 기본으로 있어야 (한다)”며 “악수도 사람하고 악수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취임 인사차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민석 국무총리, 범여권 4개 야당 대표를 예방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예방 대상에서 빠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현재 당 대표 선거가 진행 중이고 대표가 선출된다고 하더라도 만남이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2일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도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 중이며 여야 개념이 아니다”라며 “사과와 반성이 먼저 있지 않고서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KBS라디오에서 “당대표가 새로 선출되면 다른 당의 대표를 예방하는 것이 오랜 관행이었는데 그것을 다 무시하겠다는 건 포용과 공존이라고 하는 생각이 정 대표 머리에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다른 정당만 예방한 것에 대해서는 “지금처럼 너무 독단적이고 오만에 찬 행위가 이재명정권의 안정적인 운영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여당 대표가 하는 언행이 이재명정부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까를 고려한다면 야당도 포용하고 가는 대인배다운 품격 있는 언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헌 정당 심판청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야당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정치 탄압 내지는 정치 보복으로 비칠 수 있다”며 “세상의 사물을 볼 때 이미 마음속에 결론을 내놓고 얘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의미에 정 대표의 발언과 의식 구조는 대단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