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인천세종병원, 필수 및 응급의료 ‘선봉장’ 우뚝

입력 2025-08-05 12:19
부천세종병원(왼쪽)과 인천세종병원 전경. 혜원의료재단 제공

혜원의료재단 부천세종병원·인천세종병원은 최근 정부로부터 ‘포괄 2차 종합병원’으로 선정됐다고 5일 밝혔다. 이들 병원은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도 역할을 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이번 추가 선정으로 지역 주민에 대한 필수 및 응급의료 기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선정평가 자문단의 심사를 거쳐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대상 병원으로 부천세종병원·인천세종병원 등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 사업은 종합병원의 포괄적 진료역량을 강화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정상화하기 위함이다. 지역 주민이 필수 의료를 적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 내 종합병원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상급종합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지역에서 안심하고 진료받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세종병원은 급성기병원 의료기관 인증, 지역 응급의료기관 이상 지정, 진료 가능한 수술·시술 종류 수 350개 이상 등 평가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 이번 선정으로 세종병원은 정부로부터 포괄 진료역량 강화를 위한 행정·재정적 지원을 받게 된다.

앞서 부천세종병원·인천세종병원은 지난해 3월 각각 경기 부천권(부천·광명), 인천 동북권(계양·부평)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됐다. 책임의료기관은 수익성이 낮은 필수보건 의료분야 공급부족, 지역서비스 연계 미흡, 의료공공성 저하 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모델이다.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역별로 보건복지부, 시·도, 국립중앙의료원, 책임의료기관 등이 공공보건의료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책임의료기관은 세부적으로 ‘권역’과 ‘지역’으로 나뉜다. 지역책임의료기관은 진료권(70개) 단위에서 양질의 필수 의료를 제공하면서 지역별 필수 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 보건의료기관 등과 연계·조정 등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포괄 2차 종합병원과 지역책임의료기관의 핵심 키워드는 지역 강화다. 서울의 상급종합병원 및 대형 대학병원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치료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등 필수 및 응급의료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고민이 담겼다.

응급환자를 태운 119구급차가 환자를 수용할 병원을 찾지 못해 몇 시간 동안 병원을 떠돌다 결국 환자가 숨지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건 등 현 의료체계의 사각지대를 밝힐 대안으로 지역 강화를 꼽은 것이다.

전제조건은 있다. 과연 제때 환자를 받고 치료할 수 있는지, 지역 의료기관의 역량이 담보돼야 가능한 정책이다.

‘세종심혈관네트워크’로 전국 커버

부천세종병원은 대한민국 유일 심장전문병원이다. 심장치료 역량에서는 지역을 뛰어넘어 국내 상급종합병원과 자웅을 겨룬다. 현재 심장내과 전문의 16명, 심장혈관흉부외과 전문의 9명, 별도 소아 심장치료 전문 자격을 갖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8명 등 직접적으로 심장치료에 나서는 의사만 무려 33명을 확보하고 있다.

부천세종병원은 지난 1982년 개원 이래 수많은 명의를 배출하는 등 이른바 ‘심장사관학교’ 역할을 해오며 대한민국 심장치료 역사의 획을 그어 왔다.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심장 분야 명의들 상당수가 세종병원 출신이다.

세종심혈관네트워크(SJ-CCN) 로고. 부천세종병원 제공

특히 부천세종병원은 심혈관질환 치료 네트워크를 자체적으로 구축, 지역을 뛰어넘어 전국을 하나로 잇고 있다. 네트워크 이름은 ‘세종심혈관네트워크(SJ-CCN)’다.

세종심혈관네트워크는 병원별로 복잡한 의뢰 절차를 모두 생략하고 병원 내·외를 모두 핫라인으로 연결해 진단 및 이송을 협의하며 적절한 치료를 신속하게 시행하기 위해 지난 2022년 9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전국 2·3차 의료기관과 국군의무사령부는 물론 외국인 심혈관질환 환자 및 해외 체류 중인 대한민국 국적 중증 환자의 신속한 이송을 위해 국내 유일 에어엠뷸런스 보유 기관인 플라잉닥터스도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전원을 의뢰하는 병원 의료진은 365일 언제든 부천세종병원 심장 분야 진료과장과 1대 1로 직접 연결된다. 365일 항상 심장 수술 집도의가 핫라인에 직접 대응하는 것은 국내에서 부천세종병원이 유일하다.

현재까지 수백 건의 심장 및 대동맥 수술을 위한 환자 진료 의뢰가 이어지고 100% 수용 성과를 내는 등 필수·응급의료 체계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화된 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

인천세종병원은 심장이식에 특화된 별도 심장이식센터를 운영하며 전국 중증 심부전 환자 치료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중증 심부전 환자들이 수년간 병마와 사투를 벌이다 마침내 새 삶을 찾는 과정에서 심장이식은 빼놓을 수 없는 옵션이다.

심장이식 수술은 뇌사 심장 공여자가 있어야만 가능하며 4시간 이내에 심장을 이어야 하는 등 신속함이 생명이다. 수술 자체는 물론 수술 전 이식 대기기간, 수술 후 회복 관리를 위해 심장내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중환자의학과, 감염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영양과, 약제과, 호흡기내과, 간호코디네이터 등 수많은 진료과와 협업 역시 필수적이다.

이에 심장이식은 심장치료 분야에서 ‘종합예술’ 혹은 ‘끝판왕’이라 일컫는다.

최근 인천세종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한 환자와 심장이식센터 의료진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인천세종병원 제공

인천세종병원은 심장이식 수술에 필수인 신속함과 협업은 물론 여타 병원에서는 보기 드문 24시간 전문의 상주 시스템을 갖췄다. 단 2개월 만에 심장이식 수술 6건을 연달아 성공시키는가 하면 수년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인천세종병원으로 전원, 마침내 성공적으로 심장이식 수술을 받고 새 삶을 찾는 사례가 잇따르는 등 성과가 역량을 대변한다.

인천세종병원은 지난 2017년 개원 이후 2000례에 가까운 심장 수술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심장이식 수술 성공률과 좌심실보조장치(LVAD) 삽입술 성공률·유지율 모두 100%다.

박진식 혜원의료재단 이사장은 “부천세종병원과 인천세종병원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필수 의료는 물론 응급의료 및 중증질환 치료, 예방·재활·만성질환 관리 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건강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책임 있는 자세로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