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22·솔레어)가 약 9개월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다.
오는 7일부터 나흘간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 코스(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가 출격 무대다.
운이나는 이 대회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다. 올해부터 활동 무대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 옮긴 윤이나가 KLPGA투어에 출전하는 것은 작년 11월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 이후 거의 9개월 만이다.
윤이나는 지난해 KLPGA 투어 상금왕과 대상, 최저타수상 3관왕을 차지한 뒤 퀄리파잉 시리즈를 거쳐 LPGA투어로 진출했다. 하지만 팬들의 기대와 달리 미국에서의 성적은 지금까지는 신통치 않다.
17차례 대회에 출전해 ‘톱10’ 입상이 한 차례도 없다. 그 중 최고 성적은 US여자오픈 공동 14위다. 직전 메이저대회인 AIG여자오픈에서는 첫날 3언더파로 선전했으나 2라운드에서 무려 8타를 잃어 컷 탈락했다.
시즌이 막바지로 치닫는 시점에서 윤이나에게는 전환점이 필요하다. 현재 CME 랭킹 74위, 상금랭킹 64위여서 내년 시드 유지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국내 원정은 의미가 크다. 윤이나는 작년 이 대회에서 1년 6개월의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치고 돌아와 우승했다. 그리고 그 우승을 발판으로 대상과 상금왕까지 차지했다.
윤이나가 자신에게 ‘약속의 땅’이나 다름없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이나는 “첫 타이틀 방어전에 나서게 돼 뜻깊고, 오랜만에 국내 팬들을 만나게 돼 무척 설렌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좋은 모습 보여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올해 내 키워드는 ‘성장’이다. 매 대회, 매 순간 성장하기 위해 애쓰고 있고, 실제로 성장하고 있다고 믿는다. 체력과 컨디션도 좋은 만큼, 이번 대회를 통해 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했다.
윤이나의 대회 2연패를 저지할 대항마는 즐비하다. 가장 강력한 대항마는 시즌 2승을 거두고 있는 방신실(20·KB금융그룹)이다. 방신실은 작년 대회에서 윤이나에 밀려 준우승에 그친 바 있어 올해 대회는 설욕전인 셈이다.
영국 AIG 여자 오픈에 출전하고 귀국한 방신실은 “제주도는 바람을 잘 읽고 안정적인 티샷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영국에서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샷을 연습하며 준비했다. 그 때 감각을 이번 대회에서 잘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오로라 월드 챔피언십까지 건너 뛰고 3주간 휴식을 마치고 출전하는 박현경(24·메디힐)도 시즌 2승 사냥을 위해 출전한다.
제주가 고향인 ‘버디 폭격기’ 고지우(23), 올해 우승 한 번 없이 평균타수 1위, 대상 포인트 2위, 상금랭킹 7위에 자리한 유현조(20·이상 삼천리)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LPGA투어 2인 단체전 다우 챔피언십에서 윤이나와 호흡을 맞췄던 박성현(31)도 지난 3월에 태국에서 열린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이어 5개월만에 KLPGA투어 대회에 출전한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