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먹이로 기증해주세요” 덴마크 동물원의 ‘섬뜩’ 요청

입력 2025-08-05 11:57
반려동물 기증 요청 게시글을 올린 덴마크 올보르 동물원. 페이스북 캡처

덴마크의 한 동물원이 맹수의 먹이로 반려동물을 기증해 달라고 요청해 논란이다. 이 동물원은 육식동물의 먹이로 기니피그, 토끼, 닭 등을 기증해달라며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동물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의 올보르 동물원은 최근 페이스북 계정에 맹수들을 위해 반려동물을 기부해달라고 요청했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기증된 동물은 숙련된 직원들에 의해 안락사 된 후 맹수들의 먹이로 사용된다.

동물원 측은 “이렇게 하면 아무것도 낭비하지 않고 포식자의 자연스러운 행동과 영양, 웰빙을 보장할 수 있다”며 “포식자에게 먹이를 통째로 제공하는 것은 야생에서 자연적으로 사냥하는 것과 유사하며 동물원 맹수들이 자연의 먹이사슬을 모방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동물원 측에서 페이스북에 게시한 기증 요청 글은 즉각 논란이 됐다. 누리꾼들은 동물원 측의 기부 요청이 섬뜩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덴마크에서 동물에 대한 무관심이 끔찍한 수준” “반려동물을 먹이로 주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부 누리꾼은 동물 기증 방법에 대한 자세한 절차를 문의했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키우던 말을 몇 년 전 동물원에 보냈다”며 “가장 평화롭고 차분한 방식이었다”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NYT는 덴마크의 동물원이 동물의 죽음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비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지난 2014년 코펜하겐의 한 동물원이 근친교배를 막기 위해 18개월짜리 어린 기린을 안락사한 후 사체를 사자들의 먹이로 공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