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보다 신속·정확·편리하게”…돌파구 찾는 토종 검색 엔진

입력 2025-08-05 06:21

국내 토종 검색 엔진들이 AI 시대 생존을 위한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정보라도 검색창 대신 AI 챗봇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AI가 검색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3월 발표한 ‘2024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서 생성형 AI를 경험한 이들의 81.9%는 ‘단순 정보검색’을 이용 목적으로 꼽았다. 구글의 전세계 검색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10년 만에 처음 90% 아래로 떨어지는 등 시장 재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네이버와 줌 등 국내 검색 엔진들은 편리함과 확장성을 앞세워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네이버는 기존 AI 분석 기능을 확대하는 한편 해외 ‘맛집’ 데이터를 공략해 보다 만족스러운 검색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미지 검색 서비스 ‘스마트렌즈’에 AI 브리핑 기능을 적용했다. 사용자가 꽃 이미지를 검색하면 이를 분석해 해당 꽃의 이름과 개화 시기, 관리법 등 관련 정보를 찾아주는 식이다. 지난 1일에는 일본 유명 맛집 검색 플랫폼 ‘타베로그’와 데이터 연동을 시작했다. 아이 동반 가능 여부, 간편결제 지원 유무 등 기존 검색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정보도 한국어로 표시되며, 예약 지원도 점차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글로벌 AI와 맞먹는 성능의 신생 검색 엔진 또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오픈리서치가 지난 3월 출시한 검색 엔진 ‘oo.ai’는 신속·정확한 답변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평균 응답 속도가 2초 대에 불과해 무료 AI 검색 서비스 중 최상위권에 속하며, 기존 AI 검색 대비 10배 이상 많은 참고 자료를 활용한다. 오픈리서치 측이 지난 3월 공개한 성능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oo.ai의 환각률(AI 모델이 잘못된 결과를 생성하는 “환각 현상”의 빈도나 비율)은 5.502%로, 오픈AI ‘gpt-4o’의 61.8%와 구글 ‘제미나이 2.0’의 71.64%와 비교했을 때 크게 낮았다.

포털 줌(ZUM)을 운영하는 이스트에이드도 AI 검색 체제로 변화를 시도한다. 이스트에이드는 지난달 29일부터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앨런’을 기반으로 대화형 검색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기존의 키워드 나열식 검색 결과에서 벗어나 “배고프다” “오늘 뭐 할까” 등 문장 형태의 질문에도 핵심 내용을 빠르게 요약해 보여준다.

웹 브라우저 시장까지 발을 넓히는 생성형 AI 강자들에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향후 숙제로 남았다. 퍼플렉시티는 지난달 9일 AI 기반 웹 브라우저 ‘코멧’(Comet)을 출시했다. 해당 브라우저는 월 200달러(약 27만5000원) 요금을 지불하는 ‘퍼플렉시티 맥스’ 구독자와 일부 신청자에게 우선적으로 공개됐다. 오픈AI 역시 챗GPT를 탑재한 별도의 웹 브라우저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