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찬밥신세던 ‘이것’ 日서 대박 난 이유

입력 2025-08-04 20:46 수정 2025-08-04 21:57

올해 한국산 쌀의 일본 수출이 이례적으로 급증했다. 수십 년간 '무관심 품목'이었던 한국산 쌀이 일본 쌀값 급등이라는 기회를 타고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를 인용해 2025년 상반기(1~6월) 일본에 수출된 한국산 쌀이 416t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99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직전 최대 기록은 2012년 동일본 대지진 구호물자 용도로 수출된 16t에 불과했다. 일부 연도엔 아예 ‘제로(0)’ 수출이었을 정도로, 한국산 쌀의 일본 시장 진입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가 달라졌다. 일본 쌀값이 전례 없이 폭등하면서 한국산 쌀이 ‘저렴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 5월 일본 내 쌀 평균 소매가는 5kg당 4200엔(3만9371원)으로, 지난해 대비 거의 두 배에 육박했다.

같은 시기 일본에 수출된 한국산 쌀은 관세를 포함해 4kg당 4000엔(3만7498원)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이 충분했던 셈이다. 수출량 역시 5월에 집중됐다.

니혼게이자이는 한국의 쌀 소비 감소도 이번 수출 확대의 배경으로 꼽았다. 한국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00년 93.6kg에서 지난해 55.8kg으로 40%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일본도 64.6kg에서 51.5kg로 감소했지만, 한국의 수요 하락 속도가 훨씬 가파르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