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체류 중 한국인 대학생 구금…성공회 “적법 절차 무시” 반발

입력 2025-08-04 14:05 수정 2025-08-04 14:06
고연수씨 석방 촉구 기자회견 참석자들. 연합뉴스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하던 한국인 대학생 고연수(20)씨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맨해튼 ICE 청사에서 루이지애나주 이민자 수용소로 이송된 것으로 3일(현지시간) 확인됐다. 대한성공회는 “인간의 존엄성과 적법 절차가 무시된 처사”라며 즉각적인 석방과 이민 신분 재검토를 요구했다.

대한성공회(박동신 의장주교)는 4일 발표한 성명에서 “성공회 뉴욕 교구에서 아시아인 사역을 담당하며 헌신적으로 사역해 온 김기리 사제의 딸, 고씨가 미국 ICE에 의해 구금된 사실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 체포가 사역 중인 어머니 앞에서 이루어졌고 현재까지 가족 면회와 변호사 상담이 제한된 상태에 있다는 점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고씨는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최초 여성 사제인 김기리 신부의 딸로 어머니의 종교비자(R-1)에 따라 동반가족비자(R-2)를 받고 미국에 입국해 체류 중이었다. 성공회는 “고씨는 합법적인 R-2 비자로 입국했으며, 신분 연장 신청과 승인까지 받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부당하게 구금됐다”고 주장했다.

성공회는 “미국은 오랫동안 자유와 정의, 기회의 상징이 되어 왔으며, 한국인들을 비롯한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우정과 신뢰의 파트너였다”며 “한·미 양국 간의 깊은 우정과 신뢰에 입각해 이번 사안이 정의롭게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공회는 미국 정부를 향해 고씨가 학업과 법적 절차를 자유롭게 이어갈 수 있도록 즉시 석방할 것, 이민 신분을 적법 절차와 인권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재검토할 것, 이민 집행이 개인의 존엄성과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에 부합하도록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성명은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연대와 우정의 정신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이 사건이 자비와 정의, 인간 존엄, 그리고 한·미 양국의 우정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