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조태열 전 외교부장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부터 출국·사임 등의 과정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4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혐의와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며 “그동안 외교부와 법무부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조사 진행했고 그간 수사 내용을 토대로 추가 자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의 압수수색 영장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범인을 도피시켰다’는 혐의가 적시됐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 장호진 전 대통령실 외교안보실장, 박행열 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장과 이재유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장도 포함됐다. 이 전 장관 호주대사 임명 의혹 관련 사건의 피의자들이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 해병대 채상병이 순직한 뒤 해병대수사단의 사건 이첩 및 회수 과정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같은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으나 외교부는 지난해 3월 4일 이 전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했다.
법무부는 임명 4일 뒤인 8일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를 해제했고 이 전 장관은 호주로 출국했으나 11일 만에 귀국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대사에 임명된 지 25일 만에 사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